美 재무장관 의회 증언서 "압류 물량만 보유" 못박아…적극 매입 기대한 시장에 찬물
미국 정부가 비트코인 전략준비금 구축과 관련해 시장 매입을 통한 적극적 확대 방침을 공식 부인했다. 자산 압류를 통해 확보한 물량만 보유하겠다는 '소극적 노선'을 재확인하면서, 정부 주도 수요 확대를 기대했던 암호화폐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스콧 베센트 재무부 장관은 5일(현지시간) 의회 청문회에서 "미국은 보유 중인 비트코인(BTC)을 유지하되, 시장 침체 시에도 사설 은행에 추가 매입을 지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이는 캘리포니아주 하원의원 브래드 셔먼의 질의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다.
셔먼 의원은 이날 청문회에서 재무부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비트코인 가격 하락 시 구제 목적으로 개입하거나, 은행에 추가 매입을 지시할 권한이 있는지 따졌다. 또한 은행 준비금 규정을 조정해 비트코인이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연계된 밈코인 매입을 유도할 계획이 있는지도 물었다.
베센트 장관은 "재무부 장관으로서도, 금융안정감독위원회(FSOC) 의장으로서도 그런 권한은 없다"며 선을 그었다. 다만 그는 "미국 정부가 압류를 통해 확보한 약 5억 달러(한화 약 7,314억 원) 규모의 비트코인이 보관 기간 동안 150억 달러(한화 약 21조 9,420억 원) 이상으로 증가했다"고 덧붙여, 기존 보유 물량의 가치 상승 효과를 강조했다.
이번 증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3월 행정명령으로 출범시킨 '비트코인 전략준비금' 구상의 실행 방향을 구체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해당 행정명령은 미국이 전략준비금 목적의 비트코인을 자산 몰수나 '예산 중립(budget-neutral)' 방식으로만 확보하도록 명시했다.
예산 중립 방식은 정부 예산에 신규 지출을 반영하지 않고, 석유나 금 등 기존 전략 비축 자산을 비트코인으로 전환하는 구조를 의미한다. 이는 미국 정부가 공개시장 운영을 통한 직접 매입에 나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베센트 장관은 지난해 8월 재무장관 지명 청문회에서도 재무부가 예산 중립적 방식으로 비트코인 확보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번 증언은 그 입장을 재확인한 셈이다.
다만 적극적인 정부 매입 정책을 기대했던 암호화폐 업계에서는 아쉬움이 나온다. 비트코인 옹호론자인 샘슨 모우(Samson Mow)는 "미국 정부가 비트코인을 적극 매입할 경우 수요 확대와 가격 상승을 유도하고, 다른 국가들의 전략준비금 구축 경쟁에도 촉매제가 될 수 있다"며 정부의 소극적 태도를 비판했다.
미국 정부의 이 같은 입장은 당분간 비트코인 시장에서 '정부 수요'라는 호재 기대감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하연 기자 yomwork8824@blockstree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