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권당국, 현물 ETF 상장절차 대폭 간소화…그레이스케일·렉스셰어스 등 잇단 상장
美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암호화폐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상장 절차를 대폭 간소화하면서 엑스알피(XRP)의 ETF 시장 진입이 본격화됐다.美 SEC는 지난 17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 나스닥(Nasdaq), 시카고옵션거래소(CBOE)가 제안한 규정 변경안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기존의 개별 심사 방식이 폐지되고 일반 상장 기준(Generic Listing Standards)이 적용된다. 폴 앳킨스 SEC 의장은 "이번 결정이 투자자 선택권 확대와 시장 혁신 촉진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결정으로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에 한정됐던 현물 ETF 시장이 엑스알피(XRP)로 확대됐다. 특히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6개월 이상 규제를 받은 선물계약이 있는 암호화폐가 우선 승인 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18일(현지시간)에는 그레이스케일이 비트코인, 이더리움, 엑스알피, 에이다를 담은 미국 최초의 분산형 멀티 암호화폐 ETF인 '디지털 라지캡 펀드(GDLC)'의 승인을 확보했다. 피터 민츠버그 그레이스케일 CEO는 "정식 거래를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날 렉스(REX) 셰어스와 오스프리 펀드가 발행한 엑스알피 현물 ETF 'XRPR'이 시카고옵션거래소 BZX 마켓에 상장됐다. 이 상품은 미국 '40 Act' 규제 체계에 맞춰 설계됐으며, 첫 거래 90분 만에 2,400만 달러(한화 334억 원)의 거래액을 기록했다.
에릭 발추나스 블룸버그 애널리스트는 "엑스알피 현물 ETF의 초기 거래 규모가 이전 어떤 선물 ETF보다 높다"고 평가했다. 다만 업계는 직접 토큰 보유와 ETF 투자의 성격 차이로 인한 투자자 혼동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SEC의 이번 규정 변경과 엑스알피 ETF 상장을 암호화폐 산업이 제도권 금융시장에 안착하는 구조적 전환점으로 평가하고 있다. 향후 연말과 내년 초에 이어질 추가 ETF 승인에 따라 리플의 금융권 수용이 더욱 가속화될지 주목된다.
정하연 기자 yomwork8824@blockstre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