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F, 1심서 배심원 만장일치 유죄 평결…징역 115년형 유력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3-11-03 14:10 수정 2023-11-03 14:10

7가지 혐의 모두 유죄…'실질적 무기징역' 선고 불가피
검찰 "금융사기 범죄, 무조건 엄벌한다는 진리 재확인"
SBF 측 항소 의사 밝혀…최종 선고일은 내년 3월 28일

SBF, 1심서 배심원 만장일치 유죄 평결…징역 115년형 유력
사기와 횡령 혐의를 받아 재판을 받아오던 샘 뱅크먼 프리드(SBF) FTX 창립자에 대해 미국 법원 배심원단이 만장일치로 유죄 평결을 내렸다. 그에게 적용된 7가지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되면서 무려 115년간의 징역살이가 부여될 가능성도 매우 유력해졌다.

미국 뉴욕남부지방법원은 지난 2일 오후 7시(현지시간) 열린 마지막 재판에서 배심원 12명의 만장일치로 SBF의 7가지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SBF에게 유죄가 적용된 혐의는 FTX 고객을 대상으로 한 인터넷뱅킹 사기 행위와 사기 행위에 대한 공모, 상품 사기 공모, 알라메다 리서치의 대출 기관을 상대로 한 사기, 자금 세탁과 고객 자금 횡령 등이다.

유죄로 인정된 죄들의 최고 형량을 합치면 징역 115년형이 완성된다. 미국의 사법제도는 복수 혐의가 있을 경우 죄목별 형량을 모두 합산해서 선고하는 병과주의를 택하고 있기 때문에 한 사람에게 100년 이상의 중형을 선고할 수 있다. 사실상의 무기징역인 셈이다.

SBF는 지난해 FTX와 암호화폐 투자 자회사인 알라메다 리서치의 파산 직전 FTX 고객 자금을 대거 알라메다 리서치로 횡령하도록 지시했다. SBF는 법정에서 "고객 자금 횡령 행위를 합법한 행위로 판단하고 자행했다"는 진술을 한 바 있다.

이후 SBF는 사회관계망(SNS)과 FTX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고객의 자금을 안전하게 보관하고 있다는 허위 주장을 펴는 등 금융회사와 투자자들을 기만했다. 결국 FTX가 파산하면서 수많은 기업과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손해가 전가됐다.

판결 직후 데미안 윌리엄스 검사는 "SBF는 스스로를 암호화폐의 왕으로 옹립하고자 수십억달러 규모의 사기를 고안하고 직접 지휘했으며 거짓으로 투자자를 속인 사기꾼"이라며 "이번 판결로 금융사기 범죄는 무조건 엄벌에 처해진다는 진리를 재확인하게 됐다"고 말했다.

SBF의 혐의가 전부 유죄 평결을 받은 것은 SBF의 최측근 인사들이 SBF에게서 등을 돌린 것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그의 전 애인이던 캐롤라인 엘리슨 전 알라메다 리서치 CEO를 비롯해 FTX를 함께 세운 게리 왕 등도 법정에서 SBF의 범죄 사실을 증언했다.

자기 변호에 나섰던 SBF과 재판에 함께 한 변호인들은 끝까지 결백을 주장했으나 측근들의 증언 등으로 이미 기울어버린 대세를 뒤집지는 못했다. SBF를 변호했던 마크 코헨 변호사는 "배심원 평결을 존중하겠지만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SBF의 사기·횡령 사건에 대한 최종 선고일은 내년 3월 28일이다. 그 전까지 SBF의 구속은 유효하기 때문에 구치소에서 최종 판결을 기다리게 됐다.

정백현 기자 andrew.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