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더 거래량·시총, 정반대 수치 기록…크립토 자본, 美 밖으로"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3-05-23 10:11 수정 2023-05-23 10:11

"美 은행 붕괴, 테더의 '비상식적' 수치 연출"
"투자자들, 은행 피해 테더 역외 거래소로"

Shutterstock
Shutterstock
스테이블 코인 테더(USDT)가 최근 높은 시가 총액 대비 낮은 거래량을 기록하는 상황을 기록, 암호화폐 자본이 미국을 벗어나고 있다는 해석이 제기되었다.

온체인 분석 플랫폼 카이코는 23일 보고서를 통해 테더의 시가 총액이 사상 최고치에 근접한 수치인 830억달러를 기록한 것에 반해 거래량이 4년새 최저치를 기록, 큰 아이러니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 테더, '스테이블 코인의 상식'깨는 모습 보이다

테더의 놀라운 시가 총액 기록과는 판이하게 테더의 거래량은 2019년 3월 이후 처음으로 100억달러 미만을 기록했다.

스테이블 코인의 주된 용도가 거래소를 통한 암호화폐 거래라는 점을 고려할 때 테더의 높은 시가 총액과 상반된 낮은 거래량은 비상식적 수치로 여겨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스테이블 코인의 거래량이 감소할 경우 해당 스테이블 코인의 시가 총액은 거래량과 비례하게 감소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테더가 그동안 일반적으로 보이던 스테이블 코인의 움직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카이코는 "중앙형 거래소(CEX)와 탈중앙형 거래소(DEX) 내 테더의 거래량을 모두 고려해도 테더의 시가 총액은 매우 과도해 보인다"며 "테더의 움직임은 그동안 스테이블 코인에서 보인 움직임과는 전혀 다르다"고 서술했다.

# 원인은 美 은행들의 '줄파산'

카이코는 테더의 아이러니한 수치가 미국 전통 은행들의 잇딴 파산과 연결되어 있다고 분석했다.

암호화폐 거래소의 달러 환전 창구 역할을 수행하던 미국 전통 은행들이 줄지어 파산하자 투자자들이 불안감에 테더를 손에 쥐고 있다는 해석이다.

카이코는 "일반적으로 암호화폐 거래를 마친 후 은행을 통해 달러를 환전하던 사용자들은 더 이상 미국 은행들을 환전 옵션으로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며 "이에 투자자들은 테더를 그저 보유한 채 적당한 환전소를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테더, 블록체인망 타고 해외로 갈지도"

무럭무럭 쌓인 테더의 '총알'은 결국 미국을 벗어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되었다.

카이코는 "미국 은행들의 파산은 미국 내 암호화폐 산업과 전통 금융 시스템이 분리되는 현상으로 투자자들에게 여겨지며 이에 투자자들은 암호화폐의 특성을 활용해 환전 창구를 역외 거래소로 고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테더가 달러의 대체물이자 미국을 벗어날 것이라는 주장의 근거는 테더의 저렴한 수수료다.

카이코는 "대다수의 테더 유저들은 트론 네트워크인 TRC-20을 통해 테더를 송금하며 여기에 소요되는 수수료는 일반적으로 트론(TRX) 1개 정도로 기존 은행 네트워크망, 심지어 이더리움 네트워크인 ERC-20에 비해서 압도적으로 저렴한 금액이다"고 서술했다.

# 테더, 사실상 스테이블 코인 '천하삼분지계' 평정

테더의 시가 총액 증가는 기존 '라이벌'들의 위축과 폐쇄에 따른 것이다.

지난 해 세계 최대 거래소 바이낸스의 위용을 등에 업고 스테이블 코인 시가 총액 3위를 기록하던 BUSD는 규제 문제로 올해 초 폐쇄되었다.

특히 테더의 가장 큰 라이벌로 손꼽혔던 서클의 USDC는 지난 해 7월 지속적으로 시가 총액 감소를 보이고 있다.

결국 테더는 전체 시가 총액 1290억달러에 달하는 스테이블 코인 시장 중 약 64%를 차지, 사실상 스테이블 코인 시장 독점 체제를 구축했다.

권승원 기자 ks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