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더, 美 은행 위기 수혜에 3조2281억원 초과 준비금 달성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3-05-11 14:23 수정 2023-05-11 14:28

테더 1분기 영업 실적, 지난해 초과 준비금과 동률 이뤄
테더 준비금 구성 자산 약 6%, 비트코인과 금으로 보유
테더 준비금 자산 64%, 美 국채…서클과 반대 행보 보여

테더, 美 은행 위기 수혜에 3조2281억원 초과 준비금 달성
최근 지속되는 은행 위기 속에 급격한 상승을 보이고 있는 테더가 1분기 새 큰 실적을 거둔 것으로 밝혀졌다.

스테이블코인 테더(USDT)의 발행사 테더는 11일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준비금 증명 보고서를 발표, 자사가 올해 1분기 약 14억8000만달러(한화 약 1조9586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테더가 공개한 준비금 증명 보고서에 따르면 테더의 공식 시가 총액은 약 818억3314만달러(한화 약 108조298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밝혀졌다.

테더의 준비금 증명 보고서는 테더의 놀라운 1분기 영업 실적과 준비금 구성 자산에서 커뮤니티의 눈길을 끌었다.

# 은행 울고, 테더 웃고…테더의 '황금'같은 1분기

테더는 초과 준비금은 테더의 '놀라운' 올해 1분기 영업 실적에 힘입어 총 약 24억4000만달러(한화 약 3조2281억원)을 달성했다. 올해 1분기 새 약 60% 성장을 달성,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지난 해 마지막 분기, 테더의 초과 준비금은 약 14억8000달러를 기록했다. 최근 테더의 거래량 급증에 힘입어 테더의 1분기 영업 실적이 기존 초과 준비금과 동일한 수준에 도달한 것.

테더의 놀라운 성장 원인은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는 미국 은행 파산 공포다.

줄지어 은행들이 파산하는 상황 속에서 투자자들이 은행을 대체해 스테이블코인인 테더를 선택했다는 분석이 따른다. 달러와 동일한 가치를 지녔을 뿐만 아니라 스테이블코인 중 가장 높은 시총액을 기록 중인 테더가 은행 파산 공포의 최대 수혜자라는 풀이다.

파올로 아르도니오 CTO는 "테더의 성장은 테더가 가진 안정성을 기반으로 한다"며 "우리는 사업 중 위험 조정 수익률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오며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끊임없이 대응해왔다"고 말했다.

# "준비금, 美 국채 64%…비트코인·금 6%

테더는 준비금 증명 보고서를 통해 구성 자산의 약 6% 가량을 비트코인(BTC)과 금으로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테더가 전체 준비금의 약 4%에 달하는 34억달러(한화 약 4조4989억원)의 금과 전체 준비금의 약 2%에 달하는 15억달러(한화 약 1조 9848억원)의 비트코인(BTC)을 보유한 사실을 공개했다.

# 美 국채를 택한 자와 美 국채를 버린 자

테더의 전체 준비금 구성 자산은 시가 총액 2위의 USDC 발행사 서클과 판이하게 다른 행보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테더는 전체 준비금 중 약 64%에 달하는 약 530억달러(한화 약 70조1296억원)를 미국 국채로 보유한 사실을 발표했다.

테더의 높은 미국 국채 보유 비율은 제레미 알레어 서클 CEO가 USDC 준비금 중 미국 단기 국채를 전액 매도했다는 사실과 상반된다.

앞서 알레어 CEO는 10일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서클이 높은 미국 정부의 채무불이행 가능성을 인식해 보유하고 있던 미국 단기 국채를 전액 팔았다는 소식을 밝혔다.

# 1위와 2위, 엇갈린 두 회사 흐름

상반된 두 회사의 준비금 구성 행보 발표와 함께 두 회사의 엇갈린 운명은 커뮤니티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테더는 테더를 둘러싼 루머 속에 급격한 시가 총액 하락을 경험했다. 특히 이를 두고 아르도이노 CTO는 "테더의 달러 연동성 상실을 노리고 테더를 의도적으로 공격하는 헤지펀드 세력이 있다"는 주장을 밝힌 바 있다.

한때 테더의 시가 총액은 630억달러까지 하락한 바 있다. 이는 테더의 시가 총액 최고가 기준 약 22% 하락한 수치다.

테더는 이후 지난해 10월 공식 성명을 통해 보유 상업 어음을 전액 미국 단기 국채로 교환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 후 올해 3월부터 본격화된 은행 위기 속에서 테더는 최대 수혜자로 거듭나고 있다.

반면, 지난해 '루나 사태'이후 USDC는 약 두 달간 거래량 급등을 보이며 시가 총액 510억달러를 달성, 테더의 뒤를 바짝 추격하며 1위 탈환을 노린 바 있다.

하지만 7월 후 USDC의 시가 총액은 지속적으로 우하향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 3위 떠나고 1위와 2위 싸움, 생각보다 싱겁게 끝나나?

특히 올해 2월, BUSD가 규제 문제로 사실상 시장에서 없어진 후 USDC는 사실상 테더를 위협할 유일한 스테이블코인 발행업체로 손꼽혔다.

하지만 정작 BUSD가 시장을 떠난 뒤 USDC는 테더와 이렇다 할 경쟁을 하지 못한 채 시가 총액 감소가 더욱 가속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권승원 기자 ks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