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금융당국, 상장사 가상자산 투자 허용…9년 만에 규제 전환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6-01-13 11:11 수정 2026-01-13 11:27

금융위, 1~2월 중 최종 지침 발표 예고
시총 상위 20개 코인·국내 5대 거래소로 제한

디자인=블록스트리트 정하연 기자
디자인=블록스트리트 정하연 기자
한국 금융 당국이 상장 기업의 가상자산 투자를 허용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전환한다. 2017년 이후 9년간 유지돼 온 기업의 가상자산 투자 금지 기조가 사실상 종료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FSC)는 12일 상장 기업과 전문 투자자의 가상자산 투자를 허용하는 방향의 지침을 내부적으로 공유했다고 밝혔다.

1~2월 중 최종 지침 발표


금융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1월 또는 2월 중 최종 지침을 발표하고 법인의 투자 및 금융 목적 가상자산 거래를 허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번 조치는 자금세탁 우려를 이유로 기관의 가상자산 시장 참여를 전면 차단했던 2017년 규제를 뒤집는 것이다. 금융위는 지난 6일 가상자산부문 실무그룹과 개정 지침을 공유했으며, 작년 2월부터 기업의 가상자산 투자 규제를 단계적으로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다만 기업 투자는 시가총액 기준 상위 20위권의 가상자산으로 제한되며,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를 통한 거래만 허용된다.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테더(USDT)의 포함 여부는 여전히 논의 중이다.

당국은 투자 범위를 점진적으로 확대하며 시장 충격과 자금세탁 위험을 관리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내 시장에 수십조 원 유입 전망


시장에서는 이번 정책 전환이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 대규모 자금 유입을 촉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분석에 따르면 자본금 27조 원(183억 3,367만 달러) 규모의 네이버는 이론상 비트코인(BTC) 1만 개를 매입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 기업 투자 허용이 본격화되면 현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와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출시 논의도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국내 규제로 인해 한국 대기업들은 블록체인 관련 투자를 해외 법인을 통해 진행해왔다. 규제 완화는 국내 웹3 기업과 블록체인 스타트업, 디지털 자산 재무 전략을 운영하는 기업의 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CBDC·스테이블코인, 국가 전략 차원 추진


한국 정부는 최근 2030년까지 중앙은행 디지털 통화(CBDC)를 활용해 전체 국채의 25%를 집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디지털 통화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해당 전략에는 100% 준비자산 보유와 사용자 상환권을 법적으로 보장하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자에 대한 라이선스 제도 도입도 포함됐다.

시장에서는 기업 가상자산 투자 허용이 한국의 디지털 금융 전략 전반을 재편하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정하연 기자 yomwork8824@blockstre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