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4년 주기, 반감기 아닌 '정치와 유동성'이 좌우한다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5-12-15 13:11 수정 2025-12-15 15:05

고점 형성 시기, 美 선거 주기와 일치…"기관 투자자 시대, 유동성이 핵심"

디자인=블록스트리트 정하연 기자
디자인=블록스트리트 정하연 기자
비트코인(BTC)의 전통적인 4년 주기는 여전히 유효하지만, 가격 흐름을 주도하는 핵심 동력이 반감기에서 정치와 유동성으로 이동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마커스 틸렌(Markus Thielen) 텐엑스리서치(10x Research) 리서치 책임자는 14일 팟캐스트 '더 울프 오브 올 스트리츠(The Wolf Of All Streets)'에 출연해 "비트코인의 4년 주기가 깨졌다는 주장은 본질을 놓친 것"이라며 "주기는 유지되고 있지만 이제는 미국 선거 일정과 중앙은행 정책, 위험 자산으로의 자본 흐름이 주된 결정 요인"이라고 밝혔다.

틸렌은 비트코인의 주요 고점이 형성된 2013년, 2017년, 2021년 모두 4분기에 집중됐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는 반감기 시점보다 미국 대통령 선거 주기 및 정치적 불확실성과 더 밀접하게 맞물려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정책 추진력이 약화되고, 이는 위험 자산 전반의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美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에도 비트코인이 뚜렷한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는 상황과 맞물린다. 틸렌은 과거와 달리 현재 가상자산 시장의 주요 참여자가 기관 투자자로 전환됐으며, 이들이 연준의 정책 신호가 불명확한 상황에서 보수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자본 유입 속도도 지난해에 비해 둔화되며 강한 상승 압력이 제한되고 있다는 평가다.

틸렌은 유동성이 명확히 회복되지 않는 한 비트코인이 새로운 급등 국면에 진입하기보다는 박스권 조정 국면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반감기 일정에만 주목하기보다 미국 선거, 재정 정책 논의, 통화 환경 변화와 같은 정치적 촉매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0월 비트멕스(BitMEX) 공동 창립자 아서 헤이스(Arthur Hayes)도 "크립토 4년 주기는 끝났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다만 그는 반감기의 영향이 사라졌기 때문이 아니라, 비트코인 가격이 처음부터 글로벌 유동성에 의해 좌우돼 왔다고 설명했다.

헤이스는 과거 강세장 종료 시점이 미국 달러와 중국 위안화 유동성이 위축될 때와 일치했다며, 반감기는 과장된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시장에서는 두 전문가의 분석 모두 비트코인 가격 결정 구조가 과거보다 거시경제 환경과 정치 변수에 훨씬 더 깊이 연결됐음을 시사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하연 기자 yomwork8824@blockstre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