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트 벤처스, "아덴은 DEX" 편들다가 스스로 '자폭'…CEX 증거만 쏟아져

법적 대응 예고했지만 오히려 '중앙화 구조' 스스로 입증…"GateLayer·배칭이 결정적 증거"
"온체인 보관" 거짓 드러나…모든 회원 자산 중앙지갑으로 집중
한국 투자자 타깃 마케팅에 특금법 회피 의혹까지

가상자산 거래소 아덴(ADEN)을 인수한 게이트 벤처스(Gate Ventures)가 "아덴은 탈중앙화 거래소(DEX)"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지만, 오히려 자신들의 주장이 기술적으로 모순임을 스스로 입증한 것으로 드러났다.

본지가 지난 17일 "아덴이 실제로는 중앙화거래소(CEX) 게이트아이오(Gate.io)의 시스템을 그대로 사용하는 '가짜 DEX'"라고 보도하자, 게이트 벤처스는 금일 공식 X 채널을 통해 반박 성명을 냈다. 하지만 심층 분석 결과, 게이트 벤처스가 제시한 근거들은 오히려 아덴이 중앙화 거래소임을 확인시켜주는 '자충수'가 됐다.


"온체인 자산 보관" 주장했지만…중앙 집중식 지갑 뿐
게이트 벤처스는 성명에서 "아덴은 온체인 청산·정산 시스템을 갖춘 진정한 DEX"라며 "사용자가 항상 자금에 대한 완전한 통제권을 유지한다"고 강조했다. 플랫폼이 사용자의 개인키나 자산을 보유하지 않는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하지만 이더리움 블록체인 탐색기(Etherscan) 분석 결과는 달랐다. 아덴 내부에는 단일 중앙 집중식 지갑(주소: 0x82b6...f32ff, 0x3311...CD6B9 외 4개)과 게이트 벤처스 자금이 담긴 지갑(주소: 0xfd0e...A3aa9, 0xe134...10bca 외 2개) 들이 있었고, 모든 사용자의 입금이 이 지갑들로 집중되는 구조였다.
진정한 탈중앙화 거래소(DEX)는 사용자가 자신의 지갑을 직접 연결해 스마트컨트랙트와 상호작용하는 방식이다. 유니스왑(Uniswap)이나 커브(Curve) 같은 실제 DEX는 입금 자체가 필요 없다. 중앙 집중식 지갑으로 자산을 모으는 것은 빗썸, 업비트, 바이낸스 등과 같은 전형적인 중앙화 거래소 방식이다.

블록체인에 거래 기록 없어…"온체인 거래" 주장 무색
게이트 벤처스는 "모든 거래 청산과 정산이 완전히 온체인에서 실행된다"며 "보안 감사를 받은 스마트컨트랙트를 통해 처리되고 GateLayer에 기록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 블록체인 분석 결과, 아덴의 거래 관련 온체인 기록은 전혀 확인되지 않았다. 포지션 생성 및 청산 기록, 거래 체결 이벤트, 수수료 이동 내역, 펀딩비 정산, 레버리지 변동 기록 등 DEX라면 당연히 존재해야 할 온체인 데이터가 모두 부재했다.

진짜 탈중앙화거래소(DEX)는 모든 거래가 개별 트랜잭션으로 블록체인에 즉시 기록된다. 하이퍼리퀴드(Hyperliquid)나 디와이디엑스(dYdX) 같은 하이브리드 DEX도 최소한 포지션 오픈과 청산은 온체인에 남긴다.

'배칭 메커니즘' 언급이 결정타…"중앙화 스스로 인정"
게이트 벤처스 성명에서 가장 결정적인 부분은 '배칭 메커니즘(batching mechanism)' 언급이었다. 게이트 벤처스는 "모든 거래와 잔액 업데이트는 배칭 메커니즘을 통해 게이트레이어(GateLayer) 블록체인에 업로드되며, 일반적으로 수 초 내에 확정된다"고 설명했다.

배칭은 여러 거래를 서버에서 한꺼번에 처리한 뒤 그 결과를 나중에 묶어서 블록체인에 기록하는 방식으로, 중앙화 거래소에서 사용하는 전형적인 처리 방식이다.

본지가 자문을 구한 가상자산 거래소 플랫폼 개발사 엔지니어는 "배칭은 중앙 서버에서 거래를 처리한다는 의미"라며 "진짜 DEX는 각 거래가 개별 트랜잭션으로 즉시 블록체인에 기록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게이트 벤처스가 '배칭'을 언급한 순간 아덴이 오프체인 중앙 서버에서 거래를 처리하는 CEX임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GateLayer는 '독립 블록체인' 아닌 '게이트 내부 시스템'
게이트 벤처스는 "GateLayer라는 고도로 확장 가능한 레이어2 퍼블릭 체인"을 강조했지만, 실제 게이트레이어는 이더리움이나 솔라나 같은 독립적인 퍼블릭 블록체인이 아니라 게이트아이오가 운영하는 독점 레이어2인 것으로 확인됐다.

게이트레이어의 노드 운영, 검증 권한, 데이터 통제 모두 게이트아이오가 보유하고 있으며, 외부에서 독립적으로 검증하는 것은 불가능한 구조다.

게이트레이어(GateLayer)는 퍼블릭 블록체인이 아니라 게이트아이오의 내부 데이터베이스를 블록체인처럼 포장한 것이다. 쉽게 말해 이는 은행이 자체 서버에 거래 기록을 남기면서 '우리는 블록체인 기반 은행'이라고 주장하는 것과 같다.

"12월 익스플로러 출시" 약속, 오히려 현재 DEX 아님을 증명
게이트 벤처스는 "완전한 온체인 기록 파서와 쿼리 인터페이스를 개발 중"이며 "아덴 익스플로러가 12월 출시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주장 자체가 현재 아덴이 진정한 DEX가 아님을 인정하는 것이다. 진짜 DEX라면 이더스캔(Etherscan), 솔스캔(Solscan) 등 기존 블록체인 탐색기에서 즉시 확인 가능하며, 별도의 전용 익스플로러가 필요 없기 때문이다.

한 DeFi 개발자는 "유니스왑이나 커브는 출시 첫날부터 이더스캔에서 모든 거래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별도 익스플로러를 만들겠다는 것은 현재 거래 기록이 퍼블릭 블록체인에 없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법적 책임 묻겠다" 발언, DEX 아닌 CEX 증명
게이트 벤처스 성명에서 가장 결정적인 모순은 마지막 문장이었다. "악의적으로 조작되거나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정보를 퍼뜨리는 개인이나 단체에 대해 공식적으로 법률 자문을 의뢰했으며, 법에 따라 완전한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내용이다.

이 문장 하나가 아덴이 DEX가 아니라는 결정적 증거다. 진정한 DEX는 운영 주체가 없고 스마트컨트랙트가 자동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법적 책임을 물을 당사자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게이트 벤처스가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말하는 순간 아덴에는 명확한 운영 주체가 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다.

특금법 회피 목적 의혹…"규제 사각지대 노린 것"
업계에서는 게이트 벤처스가 아덴을 'DEX'로 포장한 이유가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회피에 있다고 보고 있다.

특금법에 따르면 국내에서 영업하는 가상자산사업자(VASP)는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신고해야 한다. 하지만 진정한 탈중앙화 거래소는 운영 주체가 없어 신고 대상에서 제외될 여지가 있다. 게이트아이오가 직접 한국 시장에 진출하면 규제를 받지만, 'DEX' 아덴을 내세우면 규제 사각지대를 노릴 수 있다.

금융정보분석원의 공식 입장은 명확하다. "운영자가 통제하면 DEX가 아니다", "온체인 스마트컨트랙트만으로 자동 운영되어야 규제 예외 가능", "운영사가 자산에 관여하면 무조건 VASP"라는 것이다.

아덴은 운영사가 존재하고, 중앙집금지갑을 운영하며, GateLayer를 통제하고, 오프체인에서 거래를 처리하며, 한국어 고객센터를 운영하고, 한국인을 대상으로 적극 마케팅하고 있다.

이에, 아덴은 FIU 기준상 명백히 VASP 등록 대상으로, DEX라는 명칭으로 규제를 회피하려는 시도는 법적으로 통하지 않는다.

美 주식 파생상품 '무과세' 거래, 탈세 조장 의혹도
아덴이 제공하는 미국 주식 파생상품의 '무과세' 거래도 여전히 논란이다.

현행 소득세법상 국내 투자자가 해외 주식 파생상품으로 수익을 올리면 양도소득세(22%)를 납부해야 한다. 하지만 아덴은 "규제 없는 자유로운 거래"를 내세우며 세금 신고 체계를 갖추지 않았다. 투자자들이 수익을 신고하지 않으면 사실상 탈세가 된다.

이엘세무회계 김경환 대표 세무사는 "바구니가 규제 대상이 아니더라도 바구니에 담긴 과일이 규제 대상이면 그 과일을 담은 바구니 전체는 규제 대상이다. 아덴이 DEX라고 주장하더라도 해외 주식 파생상품에 대한 투자자의 납세 의무는 사라지지 않는다"며 "하지만 아덴은 거래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아 투자자들이 세금을 신고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는 구조적으로 탈세를 조장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 "기술적 거짓말, 투자자 기만"
블록체인 업계 전문가들은 게이트 벤처스의 성명이 오히려 아덴의 중앙화 구조를 명확히 드러냈다고 입을 모은다.

한 블록체인 보안· 온체인 데이터 분석 전문가는 "배칭, GateLayer, 중앙 집중식 지갑, 법적 책임 언급 등 모든 요소가 아덴이 중앙화 거래소(CEX)임을 증명한다"며 "이는 기술적 거짓말이자 투자자 기만"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개발자는 "진짜 DEX와 가짜 DEX를 구분하는 것은 간단하다"며 "이더스캔 같은 퍼블릭 블록체인 탐색기에서 거래 내역을 확인할 수 있으면 진짜, 없으면 가짜"라고 설명했다.

韓 금융당국, 실질 기준 규제 필요
금융당국은 거래소의 명칭이 아닌 실질적인 운영 구조를 기준으로 규제해야 한다. DEX라는 이름만으로 규제를 피할 수 있다면 모든 거래소가 'DEX'라고 주장할 것이며, 실제 운영 구조, 자산 보관 방식, 거래 처리 방식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이에 업게에서는 금융정보분석원과 금융위원회는 아덴의 실체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투자자들 "완전히 속았다"…주의 당부
가상자산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아덴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한 투자자는 "아덴에서 거래하다가 문제가 생겨 고객센터에 문의했더니 게이트아이오로 연결됐다"며 "그제야 아덴이 게이트의 또 다른 이름이라는 걸 알았다. 완전히 속은 기분"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블록체인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에게 다음 사항을 확인할 것을 권고한다. △퍼블릭 블록체인 탐색기에서 거래 내역 확인 가능 여부 △입금 없이 지갑 연결만으로 거래 가능 여부 △스마트컨트랙트 주소 공개 여부 △독립적인 오더북과 매칭 엔진 보유 여부 △운영 주체의 명확성 등이다.

이러한 아덴의 사례는 '탈중앙화'가 규제 회피와 투자자 기만의 도구로 악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투자자들은 기술적 사실을 직접 확인하고, 의심스러운 플랫폼은 피해야 하지만, 실상 개인 투자자들이 이러한 기술적 사실을 직접 확인하기란 상당히 어려운 부분이다.

아덴·게이트 벤처스 측 답변 없어
본지는 아덴과 게이트 벤처스 측에 이번 기술 분석 결과에 대한 입장을 요청했으나, 발행 시점까지 답변을 받지 못했다.

게이트 벤처스는 앞서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법적 근거나 기술적 반박 자료는 제시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게이트 벤처스가 기술적 반박이 불가능해 법적 위협으로 논점을 흐리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진짜 DEX vs 아덴, 무엇이 다른가


최주훈 joohoon@blockstre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