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X는 가짜였다"…아덴(ADEN)으로 둔갑해 韩 시장 진입한 게이트아이오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5-11-17 15:27 수정 2025-11-17 15:27

탈중앙화 위장해 특금법 회피…"독립 거래소 아닌 게이트 분신"
오더북·매칭엔진 완전 공유…"독립 거래소 아닌 게이트의 또 다른 간판"

"DEX는 가짜였다"…아덴(ADEN)으로 둔갑해 韩 시장 진입한 게이트아이오
최근 미국 주식 파생상품 '무과세' 거래로 양도세 회피 및 탈세 조장 의혹이 불거진 아덴(ADEN)이 실제로는 중앙화거래소(CEX) 게이트아이오(Gate.io)의 또 다른 이름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아덴은 지난 달 27일 게이트 벤처스(Gate Ventures)로부터 인수된 이후 '탈중앙화'와 '규제 없는 자유로운 거래'를 전면에 내세우며 국내 투자자들을 공략해왔다. 하지만 기술적 분석 결과, 아덴은 독립적인 거래소가 아닌 게이트아이오 시스템을 그대로 사용하는 '가짜 DEX'로 확인됐다.

독립 거래소 아닌 '게이트아이오 분신'
네트워크 트래픽 분석 결과, 아덴은 거래의 핵심 요소인 오더북(주문장)과 매칭 엔진을 게이트아이오와 완전히 공유하고 있었다. 이는 단순히 서버를 빌려 쓰는 수준이 아니라, 거래소의 정체성 자체가 게이트아이오라는 의미다.

아덴(ADEN)으로의 모든 API 요청은 Gate.com IP로 응답되었다. 응답 IP는 모두 38.60.181.157:443 (Gate 서버) 이며, <br />
area=perp_dex_aden 이라는 파라미터로 ADEN이 Gate 내부 서비스로 식별되고 있다. <br />
이는 ADEN이 독립 백엔드 없이 Gate API를 직접 호출해 거래 데이터를 처리한다는 의미다.
아덴(ADEN)으로의 모든 API 요청은 Gate.com IP로 응답되었다. 응답 IP는 모두 38.60.181.157:443 (Gate 서버) 이며,
area=perp_dex_aden 이라는 파라미터로 ADEN이 Gate 내부 서비스로 식별되고 있다.
이는 ADEN이 독립 백엔드 없이 Gate API를 직접 호출해 거래 데이터를 처리한다는 의미다.
아덴 웹사이트에서 비트코인 선물 거래를 시도하면, 모든 주문이 perp.gate.com 서버로 직접 전송된다. 실시간 가격 정보 역시 wss://perp.gate.com/ws/dex-fex/usdt라는 게이트아이오의 웹소켓 서버에서 받아온다. 결정적으로 API 요청에 포함된 area=perp_dex_aden 파라미터는 게이트아이오가 아덴을 내부 시스템의 한 '영역'으로 관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 블록체인 보안 전문가는 "이는 아덴이 독립적인 거래소가 아니라 게이트아이오 시스템 내부의 한 섹션에 불과하다는 명백한 증거"라며 "마치 롯데백화점 안의 매장이 독립적인 백화점이라고 주장하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오더북 공유의 의미 : "당신은 게이트에서 거래하고 있다"
거래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오더북이다. 오더북은 매수·매도 주문이 모이는 곳으로, 거래소의 심장과 같다. 진짜 독립적인 거래소라면 자체 오더북을 운영해야 한다. 하지만 아덴은 게이트아이오의 오더북을 그대로 사용한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명확하다. 아덴에서 거래하는 투자자는 사실상 게이트아이오에서 거래하고 있는 것이다. 주문은 게이트아이오의 매칭 엔진에서 처리되고, 게이트아이오의 유동성 풀에서 체결된다. 아덴이라는 이름은 단지 입구가 다를 뿐, 들어가면 같은 건물인 셈이다.

가상자산 거래소 운영 경험이 있는 한 업계 관계자는 "오더북을 공유한다는 것은 독립적인 거래소가 아니라는 결정적 증거"라며 "이는 기술적으로 게이트아이오의 프론트엔드(겉모습)만 바꾼 것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아덴은 자체 블록체인이 전혀 없다. 진짜 DEX라면 이더리움, 솔라나 같은 퍼블릭 블록체인이나, 하이퍼리퀴드처럼 자체 L3 체인을 기반으로 운영되어야 한다. 하지만 아덴은 어떤 블록체인 인프라도 갖추지 않았다. 이는 게이트아이오의 시스템을 그대로 쓰는 '그림자 거래소(Shadow Exchange)'임을 의미한다.

진짜 탈중앙화 거래소와의 차이는 하이퍼리퀴드와 비교하면 명확해진다.

하이퍼리퀴드는 자체 레이어3 블록체인을 운영하며, 독립적인 매칭 엔진과 서버를 보유하고 있다. 팀이 시스템을 통제하고 긴급 시 거래를 정지할 수 있어 '반중앙화'로 분류되지만, 모든 거래 정산은 온체인에서 투명하게 이루어진다. 누구나 블록체인 익스플로러에서 거래 내역을 확인할 수 있고, 자금의 흐름을 추적할 수 있다.

반면 아덴은 자체 블록체인도, 독립적인 매칭 엔진도, 자체 오더북도 없다. 게이트아이오의 시스템을 A부터 Z까지 그대로 사용하면서, 겉으로만 'DEX'라는 간판을 내걸었다. 이는 기술적 기만이자,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정체성 사칭이다.

블록체인 분석 업체 관계자는 "하이퍼리퀴드는 '우리는 반중앙화 DEX'라고 솔직하게 밝히고, 실제로도 독립적인 인프라를 갖췄다"며 "아덴은 '탈중앙화'를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게이트아이오 그 자체다. 이는 명백한 허위 표시"라고 지적했다.

'탈중앙화' 사칭의 목적은?
그렇다면 왜 게이트아이오는 아덴이라는 별도 브랜드를 만들어 DEX로 위장했을까? 업계에서는 규제 회피를 통한 탈세가 주된 목적으로 보고 있다.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에 따르면 국내에서 영업하는 해외 가상자산사업자는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신고해야 한다. 하지만 DEX는 탈중앙화 특성상 신고 대상에서 제외될 여지가 있다. 게이트아이오가 직접 한국 시장에 진출하면 규제를 받지만, '탈중앙화 거래소' 아덴을 내세우면 규제 사각지대를 노릴 수 있다.

또한 '규제 없는 자유로운 거래'라는 마케팅으로 국내 투자자들을 끌어모을 수 있다. 실제로 아덴은 유튜버 인범의 '인범티비 INBUMTV' 채널 방송과 텔레그램 커뮤니티를 통해 한국어 콘텐츠로 적극 홍보에 나서면서 한국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공격적인 홍보를 펼쳐왔다.

금융시장 전문 변호사는 "명칭이 DEX라고 해서 규제를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실질적으로 중앙화된 거래소를 운영하면서 DEX라고 거짓 주장하는 것은 투자자 기만이자 규제 우회 시도로,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고객센터·보안까지 게이트 의존
아덴의 정체는 고객 지원 시스템에서도 드러난다. 아덴은 고객센터, 보안 시스템, 네트워크 인프라까지 모두 게이트아이오의 것을 사용한다. 문제가 생기면 게이트아이오 고객센터로 연결되고, 보안 사고 발생 시에도 게이트아이오의 보안팀이 대응한다.

이는 아덴이 독립적인 운영 주체가 아니라 게이트아이오의 '화이트라벨(white-label)' 서비스, 즉 남의 제품에 자기 상표만 붙인 것임을 보여준다. 마치 같은 제품을 다른 브랜드로 파는 OEM 방식과 같다.

한 가상자산 투자자는 "아덴에서 거래하다가 문제가 생겨 고객센터에 문의했더니 게이트아이오로 연결됐다"며 "그제야 아덴이 게이트의 또 다른 이름이라는 걸 알았다. 완전히 속은 기분"이라고 토로했다.

투자자 보호 위한 실질 판단 필요
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이 거래소의 명칭이 아닌 실질적인 운영 구조를 기준으로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 블록체인 연구자는 "DEX의 본질은 투명성과 검증 가능성"이라며 "아덴처럼 블록체인 기록도 없고, 독립적인 인프라도 없으면서 DEX라고 주장하는 것은 투자자를 기만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들은 '탈중앙화'라는 단어에 현혹되지 말고, 실제로 블록체인 익스플로러에서 거래 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지, 오더북과 매칭 엔진이 독립적인지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덴 사례는 가상자산 시장에서 '탈중앙화'가 마케팅 용어로 악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겉으로는 DEX를 표방하지만 실제로는 기존 CEX의 시스템을 그대로 사용하는 '가짜 DEX'에 대한 경각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금융당국은 거래소의 실질적인 운영 주체, 인프라 독립성, 온체인 검증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덴의 진짜 정체가 게이트아이오라면, 게이트아이오로서 규제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최주훈 joohoon@blockstre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