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암호화폐 거래소 감독 강화 추진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5-11-03 15:12 수정 2025-11-03 15:12

ESMA 권한 확대 검토… 스타트업 자본시장 통합 목표

출처=블록스트리트 정하연 기자
출처=블록스트리트 정하연 기자
유럽연합(EU)이 스타트업 생태계 강화를 위해 주식 및 암호화폐 거래소를 중앙 감독 하에 두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3일 EU가 유럽증권시장국(ESMA)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수준의 감독 권한을 부여하는 초안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유럽위원회는 자본시장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주식시장과 암호화폐 자산 서비스 제공업체를 단일 기관이 관리하는 제도를 추진 중이다. 현행 제도는 회원국별 규제로 분산돼 있어 국경 간 거래비용이 높고 스타트업 성장에 제약이 따른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 계획은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크리스틴 라가르드의 지지를 받고 있다. 라가르드 총재는 2023년 11월 유럽은행총회에서 "ESMA의 권한을 확대해 유럽 증권감독기구를 설립하는 것이 자본시장 연합의 다음 단계가 될 수 있다"며 "대형 국경 간 기업의 시스템 리스크 완화를 위해 직접 감독 권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위원회는 오는 12월 초안을 공개할 예정이며, 새 제안은 ESMA가 자산운용사 간 분쟁에 대해 최종 결정권을 갖고 직접 감독 없이도 구속력 있는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포함한다.

이와 관련해 프랑스는 지난 9월 암호화폐 시장규제(MiCA) 제도 내 라이선스 여권제도(패스포팅) 중단을 검토하며 규제 격차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프랑스, 오스트리아, 이탈리아는 공통적으로 파리에 본부를 둔 ESMA가 주요 암호화폐 기업의 감독을 담당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작년 12월부터 시행되는 MiCA에 따르면, 한 회원국에서 허가를 받은 암호자산 서비스 제공업체는 27개국 전체에서 동일한 라이선스를 활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각국의 규제 수준 차이가 발생할 경우 특정 국가에 기업이 몰리는 현상이 우려되고 있다.

베레나 로스 ESMA 위원장은 10월 인터뷰에서 "새 제안은 유럽 금융시장의 분열을 해소하고 자본시장 통합을 앞당기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정하연 기자 yomwork8824@blockstre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