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 엑스알피 증권성 기준 전면 수정 요구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6-01-14 15:18 수정 2026-01-14 15:18

"탈중앙화 아닌 계약상 권리로 판단해야"

디자인=블록스트리트 정하연 기자
디자인=블록스트리트 정하연 기자
리플(Ripple)은 9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가상자산 태스크포스에 공식 서한을 제출하고 암호화폐 증권성 판단 기준의 근본적인 전환을 요구했다.
리플은 그간 규제 판단의 핵심으로 활용돼 온 '탈중앙화' 개념을 폐기하고, 계약상 권리와 의무의 존재 여부를 기준으로 한 명확한 규제 프레임워크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탈중앙화는 유동적 개념… 법적 기준 부적합"


리플은 서한에서 탈중앙화가 코드 기여도, 노드 분산, 경제적 인센티브 등 다양한 요소에 따라 달라지는 주관적이고 연속적인 개념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탈중앙화를 이분법적 법적 기준으로 사용하는 것은 시장에 불필요한 불확실성과 일관성 없는 규제 결과를 초래한다고 강조했다.

리플은 "탈중앙화는 상태가 아니라 스펙트럼"이라며, 이를 기준으로 증권성을 판단하는 방식은 규제 당국의 자의적 해석 여지를 키운다고 밝혔다.


자산과 증권 제공 행위의 분리 강조


리플의 핵심 주장은 자산 자체와 증권 제공 행위를 명확히 분리해야 한다는 데 있다.
보도에 따르면 리플은 초기 판매 단계에서 존재했던 계약상 의무가 종료된 이후 이루어지는 2차 시장 거래는 더 이상 증권으로 간주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는 발행인과 초기 투자자 간에만 존재하는 계약 관계인 '계약 상대성'이 1차 판매 이후에는 소멸한다는 논리에 기반한다.
리플은 성숙한 시장에서의 거래는 발행인의 약속이나 강제 가능한 권리와 무관하게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XRP 보유자, 발행사에 대한 권리 없어"


리플은 엑스알피(XRP) 보유자가 리플사에 대해 지분, 수익권, 법적 청구권을 갖지 않는다는 점을 반복적으로 강조했다.
특히 거래소 등 블라인드 호가 시장에서 이뤄지는 거래는 구매자와 발행사 간의 계약 관계가 성립하지 않기 때문에 증권법 적용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서한에는 "증권법은 공유된 경제적 이익이 아니라 강제 가능한 권리를 규제하는 것"이라는 문구가 명시됐다.


규제 명확성 확보 시 기관 자금 유입 기대


시장에서는 리플의 이번 제안이 엑스알피의 증권성 논란을 구조적으로 해소하려는 전략적 행보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2025년 계류 중인 CLARITY 법안 등 미국의 디지털 자산 입법 논의가 본격화되는 시점과 맞물려, 규제 기준을 선제적으로 제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SEC가 권리 중심의 가이드라인을 수립할 경우, 암호화폐 시장 전반에 법적 명확성이 확보되며 기관 투자자의 진입 장벽이 낮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법적 공방 재점화 가능성도 변수


다만 리플의 제안이 발행 주체의 책임을 과도하게 축소할 수 있다는 반론도 존재한다.
2차 시장의 유동성이 발행인의 지속적인 기술 지원이나 마케팅에 크게 의존하는 경우, 이를 순수한 자산 거래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한 논쟁은 여전히 남아 있다.

SEC가 기존 하위 테스트(Howey Test)를 유지할 경우, 리플과 규제 당국 간의 법적 공방이 다시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평가다.


시장, SEC 공식 입장 주목


리플은 서한 말미에서 향후 SEC와의 지속적인 협력을 약속하며, 목적에 부합하는 정보 공개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시장 참여자들은 SEC의 공식 답변과 가이드라인 수정 여부가 엑스아리와 암호화폐 시장 전반의 중장기 방향성을 가를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하연 기자 yomwork8824@blockstre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