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 거래·보관 서비스 제공 가능…UAE, 스테이블코인 허브로 부상
세계 최대 스테이블코인 테더(Tether)의 USDT가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글로벌 마켓(ADGM)에서 '승인된 법정화폐 참조 토큰' 지위를 획득했다. 이로써 역내 금융기관들이 규제 환경 내에서 USDT 관련 서비스를 공식 제공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ADGM은 금일 공식 발표를 통해 USDT를 승인 자산으로 인정하며, 관할권 내 허가받은 기업들이 스테이블코인 기반 서비스를 확대할 수 있도록 규제 프레임워크를 확장했다고 밝혔다.
ADGM은 아부다비의 국제 금융 중심지이자 자유경제구역으로, 명확한 규제 체계를 바탕으로 글로벌 암호화폐 기업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번 승인으로 역내 금융기관들은 USDT 거래, 보관, 결제 서비스를 합법적으로 제공할 수 있게 됐다.
ADGM은 이미 USDT를 이더리움(ETH), 솔라나(SOL), 아발란체(AVAX) 기반 발행 토큰으로 분류해왔다. 이번 '승인된 법정화폐 참조 토큰' 지정은 한 단계 더 나아가 결제, 보관, 기관 간 정산 등 실제 사용 범위를 대폭 확대하는 의미를 갖는다.
파올로 아르도이노(Paolo Ardoino) 테더 CEO는 이번 지정에 대해 "송금, 국경 간 결제, 암호화폐 시장에서 스테이블코인의 역할을 제도권 금융의 필수 요소로 격상시키는 중요한 이정표"라고 평가했다.
USDT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스테이블코인으로, 시가총액 1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국가에서는 규제 불확실성으로 인해 금융기관의 공식적인 취급이 제한돼왔다. 이번 ADGM의 승인은 주요 금융 허브에서 USDT가 제도권 금융 시스템에 편입되는 첫 사례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아르도이노 CEO는 "명확한 규제 프레임워크 내에서 스테이블코인이 운영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며 "이는 다른 관할권에도 긍정적인 선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ADGM의 스테이블코인 승인은 USDT에 그치지 않는다. 리플(Ripple)이 발행한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RLUSD도 최근 ADGM에서 승인된 법정화폐 참조 토큰으로 지정되며 기관 사용이 허용됐다.
더 나아가 아부다비는 자체 스테이블코인 발행도 추진 중이다. 아부다비 국부펀드 ADQ, 인터내셔널 홀딩컴퍼니(International Holding Company), 퍼스트 아부다비 은행(First Abu Dhabi Bank) 등이 참여한 컨소시엄은 UAE 디르함 연동 스테이블코인 발행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UAE 중앙은행의 승인 절차를 기다리는 단계다.
아부다비와 UAE는 명확한 감독 체계와 제도화된 암호화폐 정책을 기반으로 스테이블코인 및 암호화폐 시장의 핵심 허브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ADGM은 라이선스 기반 가상자산 사업자와 커스터디(보관) 업체들이 선호하는 규제 관할권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규제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UAE는 선제적이고 명확한 규제 프레임워크를 제시하며 글로벌 암호화폐 기업들의 이주를 유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USDT 승인이 더 많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와 암호화폐 기업들의 ADGM 진출을 촉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하연 기자 yomwork8824@blockstree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