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F 재판 본격 시작…"SBF, 돈 빼돌렸다" 내부 증언 속출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3-10-06 10:19 수정 2023-10-06 10:19

공동 설립자·前 직원 다수 "SBF 횡령, 자명한 사실이다"
"백도어 발견 후 보고한 뒤 FTX서 해고 당했다" 증언도

출처=BAMΞN 트위터
출처=BAMΞN 트위터
샘 뱅크먼 프리드(SBF) 전 FTX CEO의 사기와 횡령 혐의에 대한 본격적인 재판이 5일(현지시간)부터 시작된 가운데 SBF가 자금을 횡령했다는 증언이 곳곳에서 쏟아졌다.

특히 SBF와 함께 FTX 설립에 공동 기여한 이는 물론이고 SBF와 FTX에서 함께 근무했던 사람들도 재판에 출석해 SBF의 자금 횡령 사실을 실토했다.

SBF와 FTX를 함께 설립한 뒤 FTX에 기술 총괄을 수행했던 게리 왕은 이날 재판에서 SBF가 별도의 투자 전문 법인 알라메다 리서치를 통해 고객 자금을 횡령했다고 밝혔다.

게리 왕은 "SBF의 지시에 따라 알라메다 리서치에 대해서는 SBF의 무제한 자금 인출을 허용했다"며 "알라메다 리서치는 매우 큰 신용대출 한도를 갖고 있었는데 당시 FTX는 알라메다 리서치에서 80억달러(한화 약 10조7736억원)를 인출한 뒤에도 신용대출로 650억달러(한화 약 87조5615억원)를 추가 인출했다"고 증언했다.

게리 왕은 FTX와 알라메다 리서치의 지분 대부분이 SBF에게 속한 사실상 SBF의 회사였음을 주장했다. 그는 "FTX 설립 후 CTO로 근무한 댓가로 FTX의 지분 17%와 20만달러의 연봉을 받았을 뿐이었다"며 "SBF의 경우 FTX의 지분 65%, 알라메다 리서치의 지분 약 90%를 소유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게리 왕은 "SBF는 정치인, 언론 등과의 적극적인 로비를 통해 FTX의 사업을 확장했다"며 "내 역할은 그저 회사 내 코딩에만 국한될 뿐이었다"고 주장했다.

게리 왕은 FTX 붕괴에 따른 투자자 피해로 검찰에 의해 기소된 후 지난해 12월 재판에서 유죄가 인정됐고 FTX에 관한 검찰 조사에 적극 협조를 약속한 상태다.

SBF의 알라메다 리서치 자금 '무한 인출권'을 포착한 뒤 이를 상부에 보고했지만 곧장 해고됐다는 증언도 법원 곳곳에서 울려퍼졌다.

FTX 전직 직원이던 줄리 쇼닝, 짐 아우텐, 애덤 예디아는 법원 증언에서 FTX에 재직 당시 알라메다 리서치의 자금을 무한으로 인출할 수 있는 '백도어'를 발견해 이를 상부에 보고했지만 곧장 해고됐다고 증언했다.

그들은 2022년 5월 경 FTX 소프트웨어 개발자 및 위험 관리팀에서 근무하던 중 자금 인출을 허용하는 코드를 발견, 이를 니샤드 싱 FTX 전 FTX 엔지니어링 총괄에게 보고했지만 약 두 달 뒤인 8월 동시에 해고되었다고 주장했다. 2022년 5월은 FTX가 파산되기 약 6개월 전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탐사 취재를 통해 2022년 FTX에 인수되었던 레저X 소속 직원들과의 인터뷰를 진행, 이를 통해 SBF와 캐롤라인 앨리슨 알라메다 리서치 CEO, 니샤드 싱, 게리 왕이 모두 알라메디 리서치의 자금 횡령에 관여했다고 6일 보도했다.

권승원 기자 ks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