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에 꽂힌 IT기업들②]네이버-카카오, 블록체인 플랫폼 ‘주목’…CBDC 관심↑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1-06-01 17:35 수정 2021-06-01 19:24

네이버-카카오, 자회사 한국은행 CBDC 모의시험 참여 예정
네이버 라인, 플랫폼 주목…누리플렉스와 중남미 CBDC 공략
카카오 그라운드X, 30여개 협력사 구축…NFT‧CBDC 공략 ‘박차’

사진=PIXABAY
사진=PIXABAY
한국은행의 CBDC(중앙은행 디지털화폐) 모의연구 사업자 공고가 시작됨에 따라 네이버와 카카오의 블록체인 기술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미 가상자산(암호화폐) 발행은 물론 자회사를 통해 블록체인 플랫폼을 구축하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은 만큼 양사의 행보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오는 8월부터 CBDC 모의 연구를 시작할 계획이다. 7월 중 기술평가, 협상 등을 거쳐 연구용역 사업자와 계약을 체결하며 여기에는 시중은행을 비롯해 네이버와 카카오가 참여할 예정이다.

네이버의 라인은 이미 금융 분야에서 다양한 사업경험과 블록체인 기술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어 유력한 사업자로 손꼽힌다. 라인은 라인 블록체인을 중심으로 ▲가상자산 링크 ▲라인 블록체인 플랫폼 ▲CBDC 등 크게 3가지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링크는 라인의 가상자산으로, 라인에서 출시될 콘텐츠, 커머스, 소셜, 게임 등 다양한 서비스에서 지급과 보상수단으로 사용된다. 여타 가상자산과는 달리 초기에 투자자들에게 판매하지 않았으며, 다양한 서비스에서 사용자들에게 보상으로 주는 재원으로 사용되고 있다.

라인 블록체인 플랫폼은 자회사 언체인이 개발하고 있다. 라인 블록체인 플랫폼은 당초 ‘링크체인’을 기반으로 프라이빗(폐쇄형) 블록체인에 가까웠지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퍼블릭 블록체인으로 사업방향을 선회, ▲라인 블록체인 디벨로퍼 ▲라인 비트맥스 월렛 ▲라인 블록체인 익스플로러 등을 선보이며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라인은 2010년대 중반부터 일찍이 CBDC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왔다. 라인은 각 중앙은행의 CBDC 사업이 요구하는 거래를 확정시키는 데 필요한 결제 완결성, 많은 결제량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속도 및 확장성을 제공하는 블록체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또 일본, 대만 태국 등에서 글로벌 금융 서비스 경험도 확보하고 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라인은 지난달 27일 블록체인 결제 플랫폼 서비스 회사 누리플렉스와 중남미 및 아프리카 현지에 CBDC 플랫폼 사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라인은 누리플렉스 글로벌 비즈니스 노하우와 자사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각 나라 정책과 금융환경에 맞는 ‘맞춤형 CBDC 블록체인 플랫폼’을 개발, 한국 등 CBDC에 관심이 있는 중앙은행에 제공할 예정이다.

카카오의 자회사 그라운드X는 자체 개발한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을 통해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 이더리움 등 외부 플랫폼 대신 2018년 10월 테스트넷을 선보인데 이어, 2019년 6월 메인넷 사이프러스를 출시했다.

클레이튼은 ‘커버넌스 카운슬’을 구성해 기업의 참여와 서비스 연계를 지원하고 있다. 현재 클레이튼 거버넌스 카운슬에는 LG전자·GS홈쇼핑·셀트리온 등 국내 주요 기업과 미국 1위 전자 결제 기업 월드페이,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 등이 참여하고 있다. 카카오와 그라운드X를 비롯해 참여사만 32개에 달한다.

그라운드X는 특히 NFT(대체불가능토큰) 사업을 활발하게 추진하면서 업계의 관심을 받았다. 지난해 카카오톡 내 가상자산 지갑 ‘클립’을 탑재했으며, NFT 발행 툴인 ‘클립 파트너스’도 제공하고 있다. 또 세계 최대 글로벌 NFT 마켓플레이스 ‘오픈씨’와 기술적 통합을 마치고 거래를 지원하고 있다.

그라운드X 역시 최근 CBDC 사업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라운드X는 지난달 23일 이더리움 기반 기술 개발사 컨센시스와 CBDC 관련 기술 협력에 나선다고 밝혔다. 컨센시스는 이더리움의 공동 창업자인 조셉 루빈이 설립한 블록체인 회사로 싱가포르, 호주, 태국 등 주요국의 CBDC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라운드X는 컨센시스와 함께 그라운드X가 자체 개발한 퍼블릭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과 현재 개발 중인 클레이튼의 프라이빗 버전 성능 향상을 위해 전반적인 협력을 하기로 합의했다.

구체적으로는 ▲최근 일반 및 금융 기업들의 정보보호에 대한 높아진 관심을 반영한 프라이버시 ▲다수의 이용자를 속도 저하 없이 수용할 수 있도록 한 확장성 ▲서로 다른 블록체인과의 연결성을 실험하는 호환성 등이다.

한재선 그라운드X 대표는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대표 인프라 개발사인 컨센시스와 협력하게 되어 기쁘다”며 “기술 협력을 통해 클레이튼 성능을 대폭 강화하여 CBDC를 발행하고 유통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민 기자 k8sil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