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硏 “가상자산 사업자 자격요건 강화해야”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1-05-31 15:24 수정 2021-05-31 15:25

과세 타당성 차원 신고 의무화
가상자산 가치 백서 투명 공개

금융硏 “가상자산 사업자 자격요건 강화해야”
한국금융연구원이 보고서를 통해 가상자산(암호화폐) 사업자의 자격 요건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과세의 타당성을 강조하며 이를 위한 가상자산 취급업소의 신고 의무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국금융연구원은 31일 보고서를 통해 가상자산 투자자를 비롯한 시장참여자를 보호하기 위한 방안을 신속하게 마련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가상자산이 빠르게 진화·발전하는 상황에 발맞춰 여러 규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미다.

연구원은 가상자산시장의 진실성과 투명성,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등의 방식으로 가상자산 시세를 조종하는 불법행위를 철저히 단속해 가상자산 사업자의 자격 요건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발언으로 도지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의 가격이 오르내리는 등 시세조작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유사 불법행위를 막아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를 위해 연구원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상자산의 가치를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도록 백서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백서만을 믿고 투자하는 이들이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은 점을 고려해 백서에 반드시 실어야 할 내용과 형식을 구체적으로 규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백서에 사업상 유리한 내용만 명시할 가능성을 차단하는 것이다.

또 백서에 명시된 대로 사업이 진행되지 않은 프로젝트의 경우 발행자와 취급업소에 책임을 물 수 있는 제도적 정비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규제강화를 통해 발행되는 코인의 수가 줄어들더라도, 다단계 또는 허위 취급을 통한 사기를 막기 위해선 이 같은 기본 제도를 갖춰야 한다는 설명이다.

두 번째로 가상자산 규제를 담당할 감독당국을 명확하게 지정하고, 관계 부처 간 유기적인 협조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상자산은 다양한 성격을 띄는 데다 세계 시장에서 유통되기 때문에 한 주무부처만으로 관리하는 것이 사실상 어렵고, 여러 당국과 국가 간 협업이 꼭 필요하다.

이에 연구원은 “가상자산의 건전성가 진실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범정부적 대응과 국제 공조 체계를 공고히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과세와 관련해선 타당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연구원은 불법행위를 통해 벌어들인 소득이라도 기타소득으로 간주해 과세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에, 가상자산 거래가 법적 테두리 안에서 이뤄지는 지와 별개로 “소득의 성격만 달라질 뿐이지 과세대상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가상자산 소득에 대한 과세를 포함한 ‘2020년 세법 개정안’에서 가상자산소득의 과세를 원천징수하지 않고 사후 신고와 납부에 의해 징세하는 것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원천징수 의무를 부과할 경유 외국 취급 업소 등을 통해 규제회피가 가능하기 때문에, 자발적 신고에 의한 방안은 바람직한 접근이라는 평이다.

또 자금세탁 방지와 소비자보호 강화 등을 목표로 취급업소 신고의 의무하는 앞으로 전반적인 규제감독체계의 원활한 작동에 더해, 과세를 위핸 기초자료를 확보하는 데에 있어서도 필수적이라고 분석했다. 단 과세 관련 규제회피를 방지하기 위해 외국 감독당국과 정책적으로 공조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디지털혁신과 디지털전환 등 미래산업 육성에 있어서 걸림돌이 되지 않는 방향으로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원은 가상자산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발전될지 예측하기 어렵고, 블록체인을 비롯한 가상자산 관련 기술이 미래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평했다.

이에 더해 현재 블록체인 기술이 NFT 등을 비롯한 일반적으로 수용 가능한 방식으로 새롭게 가치를 만들어내는 방향으로 발전해가는 점에서, 시장 동향에 대한 주의깊은 관찰을 바탕으로 정책을 마련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연구원의 이번 보고서는 가상자산 투자에 대한 높아진 관심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코인마켓캡에 등록된 가상자산취급업소는 5월 12일 기준 377개로, 해당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가상자산은 9716개에 달한다. 시가총액은 총 2조5407억원에 이른다. 시가총액 2조원을 돌파한 지난 4월로부터 한달 만에 27% 이상 성장한 셈이다.

주동일 기자 j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