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도 비트코인 물렸다”…넥슨·메이투 등 30%대 손실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1-05-28 14:40 수정 2021-05-28 14:40

넥슨·시티·메이투 등 6개사 비트코인 20~30%대 원금 손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결제 수단 철회…美‧中 규제에 ‘폭락’
금융위, “가상자산 내제가치 없어, 변동성↑ 투자 신중해야”

사진=비트코인 트레저리 캡쳐
사진=비트코인 트레저리 캡쳐
각국의 정부는 물론 일론 머스크 등 유명 인사의 발언으로 인해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을 거듭하고 있다. 하락장에선 현금성 자산 확보, 블록체인 투자 등을 목적으로 비트코인을 매수했던 대기업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국내 기업으로는 넥슨, 해외에선 시티, 메이투 등이 20~30% 원금이 손실됐다.

28일 가상자산 데이터업체 비트코인 트레저리에 따르면 비트코인 투자를 공시한 글로벌 기업 중 6곳이 원금 손실 중이다.

국내 기업으로는 넥슨이 있다. 지난 4월 넥슨 일본법인은 비트코인 1717개를 1억 달러(약 1130억원)에 매수했다. 평균단가는 6590만원이다. 그러나 현재 넥슨의 비트코인 가치는 약 34% 하락한 6560만 달러(732억원)이다.

원유 개발, 조선, 건설사 등을 보유한 노르웨이 대기업 ‘아커’가 설립한 가상자산 전문 투자사 Seetee AS(시티)는 지난 3월 비트코인 1170개를 5860만 달러(약 653억원)에 구입했다. 현재 시티의 비트코인 가치는 원금 대비 32% 감소한 4470만 달러(약 498억원)다.

뷰티, 헬스케어, 소프트웨어 등 중국의 IT기업 메이투는 4950만 달러(약 000원)을 투입해 비트코인 941개를 보유하고 있다. 메이투의 비트코인 가치는 약 27% 감소한 3600만 달러(약 000원)다.

이밖에도 태국 상장기업 브루커그룹(-29%), 모바일 소프트웨어 개발사 펀웨어(-34%),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34%) 등이 비트코인 매수로 인해 손실을 입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 폭락의 시작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였다. 당초 일론 머스크는 테슬라를 통해 비트코인을 매입하는가 하면, 테슬라의 결제 수단에 비트코인을 추가해 비트코인의 가능성 띄우기에 집중했다. 그의 발언에 따라 비트코인 가격은 연일 상승세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 5월부터 도지코인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더니, 13일 돌연 비트코인을 통한 테슬라 결제 수단을 중단했다. 비트코인 채굴로 인해 화석연료 사용이 급증하고, 이는 환경과 에너지 측면에서 잘못된 일이라는 설명이다.

이후 미국 재무부는 지난 20일 1만 달러(약 1100만원) 이상의 가상자산을 거래하는 기업은 국세청에 신고하도록 의무화하면서, 규제를 암시했다. 가상자산이 조세 회피 등 불법행위에 이용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결정타는 중국이었다. 지난 21일 중국의 류허 부총리가 “비트코인의 거래는 물론 채굴도 금지한다”고 밝히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한때 3만 달러까지 추락했다. 특히 중국은 전세계 비트코인의 약 60%를 생산하고 있어 이같은 폭락에 힘을 실었다.

비트코인에 투자해 원금 손실을 입은 6개사는 물론, 현재 수익을 내고 있는 마이크로스트레터지, 테슬라 등 기업들은 공통적으로 가상자산의 절상 여지가 충분하고, 현금성 자산 확보 및 블록체인 사업 관련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비트코인에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시장에선 가격 등락폭의 제한이 없는 가상자산의 특성상 유명 인사의 발언, 각국 정부의 규제로 인해 쉽게 흔들리는 만큼 투자의 위험성에서 안전하지 못하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대기업들도 투자 실패를 겪는 만큼, 일반 투자자들에게는 더 큰 위험성과 주의를 요구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가상자산은 화폐가 아니고 내재가치가 없다는 것이 주요 국제기구 및 중앙은행의 입장”이라며 “가상자산은 가격변동성이 매우 큰 자산으로 투자·매매 등은 자기 책임 하에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당부하고 있다.

김수민 기자 k8sil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