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 인수 추진...1,400억원 규모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5-12-29 14:27 수정 2025-12-29 16:40

비금융 계열사 주도 협상 진행 중..."라이선스 확보 전략적 투자"

디자인=블록스트리트 정하연 기자
디자인=블록스트리트 정하연 기자
미래에셋그룹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Korbit) 인수를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조선일보는 미래에셋이 1,000억 원에서 1,400억 원 규모의 거래로 코빗 경영권 확보를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인수는 미래에셋그룹의 비금융 계열사인 미래에셋컨설팅이 주도하고 있으며, 코빗 주요 주주들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빗은 엔엑스씨(NXC)와 자회사 심플캐피탈퓨처스(Simple Capital Futures)가 약 60.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에스케이스퀘어(SK Square)가 31.5%를 추가로 보유하고 있다.

코빗은 2014년 설립된 국내 최초의 가상자산 거래소로, 금융당국으로부터 완전한 영업 인가를 받고 규제 준수 인프라를 갖춘 거래소다. 금융그룹이 가상자산 산업에 진입하는 데 있어 제도적 리스크가 낮은 자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시장 점유율 측면에서는 존재감이 제한적이다. 코인게코(CoinGecko) 데이터에 따르면 국내 6개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의 24시간 거래량 약 12억 1,000만 달러 중 코빗의 거래량은 약 575만 달러로 전체의 1% 미만에 그쳤다. 같은 기간 업비트는 일일 거래량 약 7억 6,800만 달러로 시장을 주도했으며, 빗썸과 코인원이 뒤를 이었다.

업계에서는 미래에셋이 거래량보다는 라이선스와 규제 기반 확보에 초점을 맞춘 전략적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형 금융그룹 입장에서는 시장 점유율보다 합법적인 진입 경로 확보가 우선"이라며 "코빗은 규제 준수 측면에서 안정적인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국내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대형 인수합병(M&A) 논의가 잇따르고 있다. 앞서 이달 초 네이버파이낸셜이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를 인수하기 위한 주식 교환 거래를 추진 중이라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해당 거래는 규제 당국의 승인 여부에 따라 최종 성사가 결정될 예정이다.

이번 미래에셋의 코빗 인수 협상은 국내 대형 금융그룹이 가상자산 산업에 대한 전략적 접근을 본격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금융권과 가상자산 업계의 경계가 허물어지며 업계 재편이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정하연 기자 yomwork8824@blockstre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