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 암호화폐 레버리지 ETF 제동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5-12-04 13:09 수정 2025-12-04 13:11

美 규제당국, 3~5배 레버리지 노출 경고

디자인=블록스트리트 정하연 기자
디자인=블록스트리트 정하연 기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12월 4일 기초자산 대비 200%를 초과하는 레버리지를 제공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제출 건에 대해 발행사에 경고 서한을 발송하며 신청 절차를 중단시켰다.

SEC는 이날 디렉시온(Direxion), 프로셰어즈(ProShares), 타이달(Tidal) 등 ETF 발행사에 1940년 투자 회사법을 근거로 "투자 펀드는 레버리지되지 않은 기초 자산의 위험 가치 대비 200%를 넘는 노출을 제공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SEC는 "참조 포트폴리오는 펀드 레버리지 위험을 비교하는 기준이며, 이는 규칙에 따라 명확히 설정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미국에서 추진되던 암호화폐 3~5배 레버리지 ETF 승인 가능성에 직접적인 제동을 걸었다. 블룸버그는 SEC가 경고 서한을 발송한 당일 이를 즉시 공개한 것은 "레버리지 상품에 대한 우려를 시장에 빠르게 전달하려는 비정상적으로 빠른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최근 레버리지 위험이 집중적으로 부각됐다. 10월 플래시 폭락 당시 전체 레버리지 청산 규모는 약 200억 달러에 달해 암호화폐 역사상 가장 큰 단일 일일 청산 사건으로 기록됐으며, 고레버리지 구조가 시장 변동성을 극대화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암호화폐 분석 플랫폼 글래스노드(Glassnode)는 이번 시장 주기에서 일평균 롱 포지션 청산 규모가 약 6,800만 달러, 숏 포지션 청산 규모가 약 4,500만 달러로 이전 주기의 약 3배 수준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더 코베이시 레터(The Kobeissi Letter) 분석가들은 "레버리지는 명백히 통제 불능이다"라고 평가했다.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암호화폐 규제 환경 개선 기대감이 커지며 레버리지 ETF 수요가 증가한 상황이었지만, SEC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고배율 상품의 위험성을 재차 강조했다. 레버리지 ETF는 마진콜이나 자동 청산 대상은 아니지만, 가격 하락 구간에서는 손실이 복리로 누적돼 단기간에 투자자 자본을 크게 훼손할 수 있다.

SEC는 향후 접수되는 신청 역시 기존 규정을 충족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고레버리지 암호화폐 ETF에 대한 엄격한 관리 기조를 유지할 방침을 시사했다.

정하연 기자 yomwork8824@blockstre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