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사기 수사' 협조 나선 테더, 2.25억달러 USDT 동결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3-11-21 15:37 수정 2023-11-21 15:37

테더, 美 법무부와 동남아 투자 사기 수사에 협조
사기 조직 월렛 보유 테더 USDT 동결 조치 단행
일각서 "암호화폐 '탈중앙 본질' 저버렸다" 비판

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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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더사가 미국 법무부(DOJ) 수사 협조의 일환으로 스테이블 코인 테더(USDT) 약 2억2500만개를 동결한 것으로 밝혀졌다.

테더사는 21일 공식 블로그를 통해 투자 사기와 관련된 DOJ 범죄 수사 요청에 따라 테더 약 2억5000만달러(한화 약 3225억2500만원)를 동결했다고 보고했다.

테더사는 "'돼지 도살(pig butchering)'이라는 투자 사기를 자행하는 동남아시아 인신매매 조직이 자가 수탁형 월렛에 테더를 보유하고 있다는 정보와 함께 수사 협조의 일환으로 해당 월렛이 보유한 테더 2억2500만개 동결을 요청한 DOJ의 요청에 따라 테더 동결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올해부터 돼지 도살이라는 이름의 투자 사기 기법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개인적 친분을 활용, 암호화폐를 권유해 암호화폐를 탈취하는 '로맨스 스캠'과 '암호화폐 투자 스캠'을 혼종한 복합 사기의 일종이다.

DOJ는 오케이엑스와의 공조 수사 끝에 돼지 도살 사기를 자행한 조직의 월렛과 자금 보유 상황을 파악, 해당 자금의 동결을 테더사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약 2억5000만개의 테더 동결은 테더사가 수행한 자금 동결 중 가장 큰 금액인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테더사의 자금 동결에 대해 시장 안팎에서는 다양한 해석이 쏟아지고 있다. 범죄 수사 협조에도 불구하고 테더사가 암호화폐의 본질인 탈중앙성을 저버렸다는 의견에서다.

특히 암호화폐 커뮤니티 일부에서는 테더사가 재산권 침해에 일조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지난해 암호화폐 칩믹서 '토네이도캐시' 제재 사건을 중심으로 암호화폐 커뮤니티에서는 암호화폐의 탈중앙성과 재산권 침해에 대한 열띤 논쟁이 벌어진 바 있다.

지난해 8월 미국 재무부는 토네이도캐시와 자금 세탁의 연관성을 지적, 이더리움 재단이 토네이도캐시와 연관된 이더리움(ETH) 동결을 요청했고 이더리움 재단이 해당 요청에 응했다. 당시 이더리움 커뮤니티는 '검열 저항(Censorship Resistance)' 이라는 토론회를 개최, 이더리움이 암호화폐의 본질을 저버리고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저스틴 본즈 암호화폐 시장 전문가는 당시 토론회 보고서를 통해 "이더리움 커뮤니티는 이더리움이 무고한 누군가의 자산을 박탈하거나 재산권을 침해하는 결정을 만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도리어 특정 집단에게 휘말리며 도리어 중앙화된 채 스스로 자멸하는 길이 될 수 있다는 공포에 휩싸여 있다"고 보고했다.

권승원 기자 ks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