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급락 배경]SEC, 코베 소송 예고 때문이다?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1-09-09 14:01 수정 2021-09-09 14:02

코인베이스, 대출상품 출시 예고…SEC, “증권거래법 위반”
4월 취임 게리 켄슬러 SEC 의장, 가상자산 투자 강경노선
앞서 SEC-리플의 소송과 유사…‘증권 여부‧형평성’ 쟁점

[비트코인 급락 배경]SEC, 코베 소송 예고 때문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미국 최대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소송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또다시 급락했다. 코인베이스가 출시 예고한 가상자산 상품이 증권법을 위반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9일 외신 등에 따르면 코인베이스는 SEC로부터 ‘코인베이스 렌드’ 상품과 관련해 소송 가능성을 경고하는 통지서를 받았다고 7일(현지시간) 밝혔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코인마켓캡 기준 4만6000달러 선으으로 전일 대비 1.21%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당초 비트코인은 지난 6일 5만1000달러를 돌파하며 회복세를 보였으나, 엘살바도르가 비트코인을 법정화폐에 정식 도입하면서 10%대 급락했다. 투자자들이 도입 첫날 시세차익을 노린 매물들을 쏟아낸 것으로 분석된다. 이어 SEC의 코인베이스 경고 소식에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코인베이스 렌드는 USD코인 보유자가 코인베이스를 통해 대출 신청자에게 이 코인을 빌려주면 연 4%의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USD코인은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달러 등 법정화폐에 연동한 스테이블코인이다.

SEC는 이 상품이 증권거래법 위반이라고 판단하고 출시하지 말 것을 경고했다. 투자자들이 투자 수익을 기대하는 상품으로, 투자보호법에 따라 정부가 규제‧감독할 수 있으며 당국에 등록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다만 코인베이스 측에 따르면 아직까지 코인베이스 렌딩이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규제에 접촉되는지, 무엇을 수정해야하는 지 등 SEC 측에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코인베이스 공동창업자인 브라이언 암스트롱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8일 트위터를 통해 “그들은 무엇을 허용해야 하는지, 왜 허용해야 하는지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는 것을 거부하고, 비공개로 협학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며 “다른 많은 가상자산 회사가 대출 기능을 제공하고 있지만 코인베이스는 허용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5월 워싱턴D.C.를 방문해 SEC 측과의 면담을 시도했으나 거절당했다”며 “SEC는 나와 만나기를 거부한 유일한 규제기관”이라고 말했다.
SEC의 가상자산에 대한 규제는 비단 이번뿐만이 아니다. 지난 4월 SEC 신임 위원장으로 취임한 개리 겐슬러는 가상자산에 대해 꾸준히 강경노선을 취해온 바 있다. 지난 8월 초에는 애스펀 안보 포럼에서도 “가상자산 시장을 가능한 최대한 감독할 것”이라며 “지금은 서부 시대와 비슷할 정도로 가상자산 시장에서 투자자들을 충분히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코인베이스의 사례는 SEC와 리플이 진행중인 소송과도 유사점이 있다. SEC는 지난해 12월 리플의 발행사 ‘리플랩스’에 미등록 증권 판매 혐의로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쟁점은 코인베이스 렌드와 마찬가지로 투자 상품임에도 규제 당국에 정식 등록 절차를 밟지 않았다는 것이다.

SEC는 리플이 거래소에서 거래되면서, 투자자들이 수익을 기대하고 이를 팔아 이득을 보고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리플의 발행사 리플랩스가 리플을 직접 발행하면서 수억달러 상당의 사적 이익을 취했음에도 투자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리플랩스는 투자자들이 단순 수익을 위한 투자가 아닌 결제 수단으로 리플을 매입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리플은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거래되고 있지만 당초 결제 수단으로 만들어졌다.

코인베이스 측도 마찬가지 논리다. 브라이언 암스트롱은 “코인베이스 렌드는 단순히 플랫폼에 보유하고 있는 코인을 빌려주는 대여일 뿐 투자 계약이나 어음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리플랩스와 코인베이스는 또 시장의 형평성에 대해서도 공통적으로 언급했다. 리플랩스는 SEC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에 대해서는 증권으로 분류하지 않았음에도 유독 리플에 대해서만 규제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브라이언 암스트롱은 “(SEC는)코인베이스가 이미 다른 회사에서 운영 중인 것과 동일한 것을 출시하지 못하도록 함으로써 불공정한 시장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블록파이, 제미니 트러스트 등은 개인 투자자들이 가상자산을 빌려주고 이자를 얻는 대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김수민 기자 k8sil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