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에 내몰린 거래소들…금융당국에 “살려달라”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1-09-07 16:56 수정 2021-09-07 16:56

ISMS 인증 기업에 신고기간 한시적 유예 주장

(왼쪽부터)강대구 보라비트 대표, 도현수 프로비트 대표, 김성아 한빗코 대표, 임요송 코어닥스 대표. 사진=이수길 기자
(왼쪽부터)강대구 보라비트 대표, 도현수 프로비트 대표, 김성아 한빗코 대표, 임요송 코어닥스 대표. 사진=이수길 기자
특정금융거래정보법(특금법)의 유예 종료 기간이 오는 24일 만료되는 가운데, 아직까지 실명계좌를 발급 받지 못한 가상자산(암호화페) 거래소 9개사가 금융당국의 각성을 촉구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특히 유예기간 동안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마련되지 않았음을 강조하며, ISMS(정보보호관리체계) 인증을 받은 거래소들만이라도 금융당국의 심사에서 반려 없이 접수가 가능케 해달라고 강조했다.

한국블록체인협회 소속 가상자산 거래소 9개사는 7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성명서를 발표하고 금융당국의 전향적인 자세를 촉구했다.

성명에 참여한 9개사는 ▲보라비트 ▲에이프로빗 ▲코어닥스 ▲코인엔코인 ▲프로비트 ▲플라이빗 ▲한빗코 ▲후오비코리아 등 9개사이며, 이날 현장에는 강대구 보라비트 대표, 도현수 프로비트 대표, 김성아 한빗코 대표, 임요송 코어닥스 대표가 참석했다.

이들 9개사는 지난 3월 특금법 시행 이후 6개월 간의 시간이 주어졌지만 사실상 현장에서는 모든 일정이 멈춘 상태라는 입장을 공통적으로 밝혔다. 특히 금융당국의 명확한 가이드라인은 물론 실명계좌 발급을 위해 결자해지의 자세로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했다.

도현수 대표는 “금융당국에서 유예기간을 줬다고 하는데 실제로는 진전 없이 멈춰있는 상황”이라며 “우리가 실명계좌를 못 받으면 어떤 요건을 못 갖췄는지 알려줘야 보완을 하는데 그렇지 않다. 실명계좌가 몇 개 거래소만 발급하고 못 받는 선착순이 아닌데, 무엇이 불충분했는지 알려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임요송 대표는 “은행에 가상자산 사업자의 입출금계좌를 신청할 수 있는 창구가 없다”며 “지금까진 인맥으로 은행 담당자를 만나서 업무를 처리했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당국이)ISMS 인증을 받은 거래소라도 불러 거꾸로 은행과 협의를 연결시켜줄 수 있는데, 현재 책임 범위가 모두다 은행의 책임이라고 말하고 있으니 협의가 진행이 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ISMS 인증을 취득한 거래소들은 건전한 원화 마켓 운영과 투자자 보호 의지가 분명하기 때문에 반려 없이 신고 접수가 되도록 해야한다고도 강조했다. 또 당국 심사 종료까지 한시적으로 기존의 영업을 지속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줄 것도 촉구했다. 이달 24일까지 신고를 받고, 이후 실명계좌 발급 요건을 충족할 수 있도록 금융당국이 유연성을 발휘해달라는 의미다.

도현수 대표는 “우리는 실명계좌가 없으니 4대 거래소 못지않게 잘하기 위해 돈을 더 많이 들였고 손색 없다고 자부할 수 있다”며 “물론 문제 있는 거래소도 많다. 그러나 그들과 우리의 옥석 구분은 해야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강대구 대표는 “노력은 대형거래소 못지 않게 많이 해왔다”며 “오히려 대형거래소에 직접 기술지원을 한 적도 있다. 몸집이 큰 거래소의 기술이 뛰어나고 우리가 부족하다는 것은 잘못된 상식”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심사 기간 중 부적절 행위가 적발될 경우 거래소 자발적으로 원화 거래를 중단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9개사는 공통적으로 “금융당국의 대승적 결단으로 심사를 받을 기회를 준다면, 심사 기간 중 보안 사고나 법률 위반 행위 등을 하면 해당 거래소는 자발적으로 원화 거래를 멈추고 그에 따른 책임을 지겠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이들은 금융당국이 거래소들의 상황에 공감하고 활로를 열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성아 대표는 “가상자산 사업자가 처음 행정적 절차를 밟는 것이기 때문에 조심하자는 것도 있겠으나 업계 사이즈가 굉장하게 성장하고 있는데 가운데 공정하게 모든 사업자를 대우해줘야 한다는 공감대를 얻고 싶다”고 말했다.

도현수 대표는 “금융당국이 은행이 알아서 판단하라는 소극적 입장보다는, 적극적인 입장으로 개입하면 좋겠다”며 “현재 상황이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적극적으로 개입해 은행과 거래소의 제휴가 이뤄질 수 있도록 도움을 줬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김수민 기자 k8sil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