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가상자산 채굴 거물, 美서 143억원 사기 당해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6-06-11 16:16 수정 2026-06-11 16:16

"중동 왕실 사위" 사칭 형제에 속아…전성기 BTC 해시레이트 9% 장악했던 여성 CEO

디자인=블록스트리트 최주훈 기자
디자인=블록스트리트 최주훈 기자
중국 가상자산 채굴업계의 대표적 여성 기업인이 미국에서 940만 달러(한화 143억 5,570만 원) 규모의 사기를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11일 중국 재신망(财新网)에 따르면, 중국 서남부 지역 컴퓨팅파워 과학기술 유한공사 최고경영자(CEO) 여모씨가 미국에서 대규모 사기 피해를 입었다. 여모씨가 운영하는 채굴풀은 전성기 때 전 세계 비트코인 전체 해시레이트의 9%를 차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 국방장관 조카" 행세한 형제


사기를 주도한 인물은 주바일(Zubair) 형제다. 형은 자신을 "중동 왕실 사위"라고 소개하며 삼촌이 사우디아라비아 국방부 장관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중동 가문의 자금과 국제 비즈니스 인맥, 미국 지방정부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고 속였다.

동생은 미국 드라마 '빌리언스(Billions)'의 헤지펀드 매니저를 흉내 내며 금융 전문가로 행세했다.

시장 비서실장까지 끌어들여 신뢰 구축


주바일 형제는 미국 오하이오주 이스트클리블랜드시 시장의 비서실장 마이클 스메들리(Michael Smedley)를 포섭하는 데 성공했다. 이들은 지방정부 고위 관계자를 앞세워 신뢰도를 높인 뒤, 여모씨에게 가상자산 채굴장 개발 계약을 제안했다.

여모씨는 중동 자본과 미국 지방정부의 지원이 뒷받침된다는 이들의 말을 믿고 계약서에 서명했으며, 이 과정에서 940만 달러를 송금한 것으로 전해졌다.

글로벌 채굴업계 주요 인물


여모씨는 중국 가상자산 채굴업계에서 손꼽히는 인물이다. 그가 운영하는 채굴풀은 최전성기에 전 세계 비트코인 해시레이트의 9%를 차지할 정도로 규모가 컸다. 이는 글로벌 비트코인 네트워크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번 사건은 가상자산 업계 고액 자산가를 겨냥한 정교한 국제 사기 수법이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왕실·정부 고위 인사 사칭과 지방정부 관계자 포섭 등 다층적 신뢰 구축 전략이 사용됐다는 점에서 업계의 경각심이 요구된다.

현재 미국 당국의 수사 진행 여부와 피해금 회수 가능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최주훈 joohoon@blockstre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