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105달러·엔화 10% 추가 약세 가정 시 목표치 2% 크게 상회…금리 인상 압력 고조
일본은행(BOJ)이 고유가와 엔화 약세가 지속될 경우 물가상승률이 2년 연속 3% 수준을 기록할 수 있다는 위험 시나리오를 금일 공개했다. 이는 일본은행의 물가 목표치 2%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일본은행은 30일 발표한 위험 시나리오에서 국제유가가 연말까지 배럴당 105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엔화가 현재보다 10% 추가 약세를 보이며, 주식시장이 20% 하락한다는 가정을 제시했다.
이 시나리오에 따르면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올해 회계연도(2026년 4월~2027년 3월)에 3.1%, 내년 회계연도에 3.0%까지 상승한 뒤 2028 회계연도에 2.3%로 둔화된다.
일본은행은 보고서에서 "특히 주목할 점은 올해와 내년 회계연도에 2년 연속 약 3%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라며 "CPI의 이러한 상승 편차가 중장기 인플레이션 기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일본은행이 화요일 발표한 기준 전망과 차이를 보인다. 기준 시나리오에서는 올해 회계연도 근원 CPI가 2.8%, 내년 회계연도에 2.3%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위험 시나리오는 기준 전망보다 최대 0.7%포인트 높은 물가상승률을 가정했다.
엔화 약세는 수입 물가 상승을 통해 전반적인 소비자 물가를 끌어올린다. 에너지와 식품 등 수입 의존도가 높은 품목 가격이 급등하면서 가계 부담이 커진다. 유가 상승은 운송비와 제조 원가를 높여 광범위한 물가 압력을 발생시킨다.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일본의 인플레이션 장기화 시나리오에 주목하고 있다. 물가상승률이 목표치를 크게 상회하는 상황이 지속되면 일본은행은 금리를 추가 인상할 수 있으며, 이는 엔화 강세와 글로벌 유동성 축소로 이어진다.
특히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가 제기된다. 저금리 엔화를 빌려 고수익 자산에 투자하는 엔캐리 트레이드는 가상자산 시장의 주요 자금원 중 하나다. 일본 금리가 급등하면 이 자금이 일시에 회수되면서 암호화폐 가격 급락을 촉발할 수 있다.
시장에서는 국제유가 동향과 엔·달러 환율 움직임, 그리고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대응을 주시하고 있다. 일본은행의 다음 정책회의는 6월로 예정돼 있다.
최주훈 joohoon@blockstree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