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벳 이어 2번째 인기 해외주식… 레버리지 ETF까지 8천억 투자
올해 주가가 80% 넘게 폭락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투자자들이 미국 암호화폐 관련 기업 비트마인 이머전 테크놀로지스(BitMine Immersion Technologies)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은 것으로 나타났다.비트마인 주가는 지난 7월 고점 대비 약 82% 급락했지만, 한국 개인투자자들은 올해 비트마인에 순매수 기준 14억 달러(한화 2조 216억 원)를 투자했다. 최근 29일 기준 집계된 이 수치는 한국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순매수 규모 중 알파벳 다음으로 큰 금액이다.
비트마인은 지난 7월 3일 비트코인 채굴 사업에서 이더리움 보유 전략으로 사업 방향을 전환한다고 발표한 직후 주가가 3,000% 이상 폭등하며 7월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해외 주식으로 급부상했다. 당시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비트코인 매집 전략을 이더리움으로 재현하겠다는 전략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한국 투자자들은 비트마인 주식뿐만 아니라 T-Rex의 2배 레버리지 비트마인 ETF에도 5억 6,600만 달러(한화 8,173억 원)를 투자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이 레버리지 ETF는 9월 고점 이후 약 86% 하락하며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손실을 안겼다.
이는 한국 개인투자자들이 고위험 암호화폐 관련 자산에 대한 투자 열기가 여전히 뜨겁지만, 동시에 변동성 관리에는 취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레버리지 상품까지 적극 매수하면서 손실 규모가 더욱 확대된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비트마인의 사업 전환 발표 당시 단기간에 급등한 주가에 뒤늦게 뛰어든 투자자들이 많았고, 이후 급락장에서 손실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며 "암호화폐 관련 테마주는 변동성이 극심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비트마인 사례는 한국 개인투자자들의 공격적인 해외 투자 성향과 함께, 테마주 열풍에 따른 위험성을 동시에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금융당국은 해외 주식 투자 시 기업의 펀더멘털과 사업 모델을 면밀히 검토하고, 특히 레버리지 상품의 경우 손실 위험이 배가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인지해야 한다고 당부하고 있다.
최주훈 joohoon@blockstree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