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브라질 CBDC 핵심 기술사 파르핀, "2026년 1분기 한국 진출...TradFi와 DeFi 융합 선도"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5-12-16 10:51 수정 2025-12-16 10:51
마르코스 비리아토 파르핀 대표 "디지털 원화·RWA 토큰화 시장 공략...KB국민·신한은행과 협력 모색"
브라질 드렉스 CBDC 프라이버시 솔루션 제공사, 아시아 시장 본격 진출 선언
브라질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프로젝트의 핵심 프라이버시 솔루션 제공사인 파르핀(Parfin)의 마르코스 비리아토(Marcos Viriato) 대표가 블록스트리트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내년 1분기 한국 시장 진출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비리아토 대표는 "한국 금융기관들과의 강력한 파트너십 구축과 현지 거점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진출 로드맵을 밝혔다.
디지털 원화 개발에 브라질 CBDC 경험 이식 가능
한국은행이 잠정 중단됐던 'CBDC(중앙은행 디지털화폐) 테스트'를 내년에 재개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파르핀은 브라질 드렉스 프로젝트에서 축적한 기술력을 한국 시장에 적용할 준비를 마쳤다. 비리아토 대표는 한국의 디지털 원화 개발에 세 가지 핵심 교훈을 제시했다.
"첫째, 단순한 유즈케이스에 집중해야 합니다. 한국이 소매 결제용 토큰화 예금과 은행 간 결제용 도매 CBDC에 초점을 맞춘 것은 탁월한 선택입니다. 이는 향후 다양한 활용 사례로 확장할 수 있는 견고한 기반이 됩니다."
둘째로 그는 프라이버시 솔루션의 명확한 결과 설정을 강조했다. "모든 거래와 데이터를 완전히 비공개로 할 것인지, 아니면 선택적 공개(selective disclosure)가 필요한지 명확히 해야 합니다." 셋째, 확장성 지표·초당 거래 처리량(TPS), 동시 전송 건수 등 을 사전에 정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레일스 블록체인, 한국 기관투자자 규제 장벽 해소
파르핀이 개발한 레일스(Rayls)는 허가형(Permissioned) 이더리움 가상머신(EVM) 호환 블록체인으로, 전통금융(TradFi)과 탈중앙화금융(DeFi)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한다. 한국 기관투자자들이 암호화폐 시장 진입 시 가장 큰 장벽으로 꼽는 규제 준수 문제에 대한 파르핀의 솔루션은 세 가지 차원에서 작동한다.
첫째, 은행과 금융기관이 자체 클라우드나 데이터센터에 '레일스 프라이버시 노드(Rayls Privacy Node)'를 설치해 인프라를 완전히 통제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고객 데이터 보호와 자산 수탁을 완전한 규제 준수 하에 수행한다.
둘째, 레일스의 '에니그마(Enygma)' 프라이버시 보존 프로토콜은 은행과 고객의 거래 데이터를 네트워크 참여자들에게 노출하지 않으면서도, 규제 당국이 감사자 역할로 필요시 거래 내역을 열람할 수 있도록 한다.
셋째, 레일스에 내장된 증명 서비스(attestation services)를 통해 은행과 기관들은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고도 특정 지갑이 KYC(고객확인제도)를 거쳤는지 확인할 수 있으며, 고객의 특정 자산 거래 적합성 등 다양한 컴플라이언스 검증이 가능하다.
韓 금융기업과 협력 가능성..."실제 사례로 입증할 것"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을 비롯한 한국 주요 금융기관들이 블록체인 솔루션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시점에서, 파르핀의 한국 진출은 주목할 만한 시장 변화를 예고한다.
비리아토 대표는 "브라질 중앙은행 및 전 세계 여러 대형 은행들과 실제 프로덕션 프로젝트를 진행한 경험이 한국 금융기관들의 프로젝트 속도를 높이고, 고객들에게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효과적으로 제공하는 데 매우 가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레일스는 2026년 1분기에 한국 내 강력한 파트너십과 현지 거점을 구축할 계획"이라며 "현지 기관들에게 이미 구현된 사례들을 시연하고, 첫 번째 한국 실사용 사례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RWA 토큰화 시장 공략..."프라이빗-퍼블릭 체인 원활한 브리징"
한국에서 최근 규제 샌드박스 승인을 받으며 급부상하고 있는 실물자산(RWA) 토큰화 시장에 대해서도 파르핀은 차별화된 접근법을 제시했다.
"레일스 프라이버시 네트워크와 곧 출시될 레일스 퍼블릭 메인넷의 결합은 금융기관들에게 매우 강력한 설계를 제공합니다." 비리아토 대표는 금융기관들이 내부적으로 자산을 토큰화해 자체 고객들에게 마찰 없이 배포하고, 외부 유동성 확보가 필요할 때는 이러한 자산들을 퍼블릭 체인으로 원활하게 브리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에니그마 프라이버시 프로토콜을 통해 기관들 간 완전한 프라이버시를 유지하며 거래할 수 있어, 고객 데이터와 거래 세부사항을 보호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AI와 블록체인 융합..."과대광고 속 실질적 솔루션 집중"
한국 가상자산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사인 AI와 블록체인의 교차점에 대해 비리아토 대표는 신중하면서도 구체적인 입장을 밝혔다.
"AI와 블록체인 융합에 많은 과대광고가 있지만, 거래 전 검증(pre-transaction validation), 지갑 스크리닝, 포트폴리오 최적화, 온체인 신용의 신용 평가 등 일부 솔루션은 유망합니다."
그는 파르핀이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하는 AI 기능에 집중하고 있으며, 이를 로드맵에 반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제도권 수준 보안과 규제 투명성 동시 구현
아시아에서 발생한 여러 대형 암호화폐 사고 이후 한국 기관투자자들이 가장 중시하는 프라이버시와 보안 문제에 대해, 레일스는 ▲기밀성(Confidentiality) ▲규제 투명성 ▲보안 ▲컴플라이언스 자동화의 4단계 접근법으로 대응한다.
"향후 2-3년, TradFi와 DeFi 융합이 최대 기회"
비리아토 대표는 향후 2-3년간 아시아 기관 암호화폐 채택의 최대 성장 기회를 전통금융과 탈중앙화금융의 교차점에서 찾았다.
"금융기관과 은행들이 자산을 토큰화하고, 대출과 차입을 위한 DeFi 도구, 대출 담보 볼트(collateral vault), AMM을 활용한 온체인 외환거래를 시작할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파르핀과 레일스가 구축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는 한국 투자자들이 온체인으로 전환되는 훨씬 더 광범위한 신규 자산 옵션을 갖게 되어 디지털 자산 채택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파르핀의 한국 진출은 단순한 해외 기업의 시장 확장을 넘어, 브라질 CBDC 프로젝트에서 검증된 기술력이 한국의 디지털 금융 인프라 고도화에 직접 기여할 수 있는 기회로 평가된다. 특히 디지털 원화 개발, RWA 토큰화 규제 샌드박스 확대, 기관투자자의 암호화폐 시장 진입 가속화라는 한국 시장의 세 가지 메가트렌드와 파르핀의 기술 역량이 정확히 맞아떨어진다는 점에서, 2026년 한국 블록체인 시장의 주요 변곡점이 될 것으로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최주훈 joohoon@blockstree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