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감축 메커니즘 결함 지적..."수익 낸 트레이더만 억울한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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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X 아티클 원문 링크 : https://x.com/tarunchitra/status/1998451653154906236?s=20
블록체인 리스크 관리 전문기업 건틀릿(Gauntlet)의 타룬 치트라(Tarun Chitra) 최고경영자(CEO)는 전일 X 채널에 게시한 95페이지 분량의 보고서를 통해 "10년 전 개발된 자동감축(ADL) 알고리즘의 결함으로 6억 5,000만 달러(한화 9,571억 원) 이상이 불필요하게 손실됐다"고 밝혔다.
10월 대폭락 때 190억弗 청산...하이퍼리퀴드 직격탄
지난 10월 10일 가상자산 시장은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며 단 하루 만에 190억 달러(한화 28조 원) 규모의 포지션이 청산되는 초유의 사태를 겪었다.
이 과정에서 탈중앙화 파생상품 거래소인 하이퍼리퀴드는 특히 큰 타격을 입었다. 대규모 청산이 발생하면서 거래소의 자동감축(ADL) 메커니즘이 작동했고, 이로 인해 수익을 내고 있던 트레이더들의 포지션이 강제로 축소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치트라 CEO는 "일반적인 ADL 메커니즘이 하이퍼리퀴드에서 대규모 손실을 초래했다"며 "이는 기술적 결함으로 인한 인재(人災)"라고 지적했다.
"거래소 부실채권의 28배 손실...무고한 학살"
보고서에 따르면, 하이퍼리퀴드에서 6억 5,000만 달러(한화 9,571억 원) 이상이 수익을 내고 있던 트레이더들의 포지션에서 자동으로 감축됐다.
치트라 CEO는 "이 금액은 해당 거래소가 실제로 직면한 잠재적 부실채권(bad debt)의 28배에 달한다"며 "이는 '무고한 이들에 대한 학살(slaughter of the innocents)'이나 다름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ADL을 "최후의 안전장치"로 정의하며, "이 메커니즘은 청산 불가능한 손실 포지션에서 발생한 부실채권을 메우기 위해 수익을 내고 있는 트레이더의 포지션에서 '가치를 깎아내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수익을 낸 트레이더들이 아무런 잘못 없이 손실을 떠안게 됐다는 점이다. 시장 변동성으로 인한 대규모 청산 사태의 피해가 정작 수익을 내고 있던 투자자들에게 전가된 셈이다.
10년 된 '큐 알고리즘' 여전히 사용 중
치트라 CEO는 현재 암호화폐 무기한 선물(perpetual futures) 거래소들이 사용하는 ADL 알고리즘이 10년 전에 개발된 '큐 알고리즘(queue algorithm)'이라고 지적했다.
이 방식은 현재 바이낸스(Binance), 하이퍼리퀴드(Hyperliquid), 라이터(Lighter) 등 주요 무기한 선물 거래소들이 광범위하게 채택하고 있다.
보고서는 "10년 전 개발된 이 알고리즘은 현재의 시장 규모와 변동성을 감당하기에 부적합하다"며 "새로운 ADL 알고리즘을 도입했다면 이번 사태를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건틀릿은 이번 95페이지 분량의 상세 보고서에서 기존 ADL 알고리즘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개선된 새로운 알고리즘을 제안했다.
치트라 CEO는 "새로운 ADL 알고리즘을 적용하면 이번과 같은 과도한 손실을 방지할 수 있다"며 "거래소들이 시스템을 조속히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 블록체인 개발자는 "ADL은 거래소의 파산을 막기 위한 최후의 수단이지만, 잘못 설계되면 무고한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전가하는 불공정한 메커니즘이 될 수 있다"며 "이번 사례는 가상자산 거래소의 리스크 관리 시스템 전반을 재점검해야 할 필요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국내 거래소는 안전한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대부분 현물 거래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어 ADL 메커니즘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다.
다만 일부 거래소에서 제공하는 레버리지 거래나 선물 거래의 경우, 대규모 청산 사태 시 유사한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주훈 joohoon@blockstree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