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트아이오, 트레블룰 연동에도 韓 피해자 연이어 발생…'시스템 오류 청산 속출'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5-12-05 13:08 수정 2025-12-05 13:08

최근까지도 피해 제보 잇따라...글로벌 패턴 한국도 재현

디자인=블록스트리트 정하연 기자
디자인=블록스트리트 정하연 기자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게이트아이오(Gate.io)가 국내 주요 거래소와 트레블룰을 연동해 한국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 가운데, 한국인 투자자들의 피해 사례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본지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2월 한국인 투자자가 게이트아이오에서 5,000달러(약 730만 원) 전액을 시스템 오류로 추정되는 비정상 청산으로 잃은 사례가 확인됐다. 이는 본지가 지난 4월부터 취재해온 게이트아이오의 글로벌 투자자 피해 사례에 이어, 한국인도 동일한 피해를 입고 있음을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다.

더욱 심각한 것은 12월 현재까지도 게이트아이오 창립자 린한(韩林, Lin Han) 대표의 X 채널 게시글의 댓글에 새로운 피해 사례와 비판이 계속 게시되고 있으나, 거래소 측은 일체의 해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시스템 오류 청산 속출...한국인도 예외 아냐


지난 2월 22일, 국내 코인 커뮤니티 '코인판'에 올라온 피해 사례는 게이트아이오의 시스템 오류 또는 의도적 조작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한다.

게이트아이오, 트레블룰 연동에도 韓 피해자 연이어 발생…'시스템 오류 청산 속출'

피해자 A씨는 게이트아이오에서 MNTUSDT 선물 거래에 5,000달러를 투자해 1.05배 레버리지 숏(Short) 포지션에 진입했다. 그러나 포지션 진입 후 단 6분 만에, A씨의 포지션은 1.6363USDT라는 가격에서 강제 청산됐다.

올해 2월 22일 맨틀(MNT) 코인 최고가는 한화 1,400원(당시 환율 기준 0,9445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2월 22일 맨틀(MNT) 코인 최고가는 한화 1,400원(당시 환율 기준 0,9445달러)를 기록했다.

문제는 이 가격이 2023년 7월 맨틀(MNT) 코인 리브랜딩 이후 단 한 번도 도달한 적 없는 신고가였다는 점이다. A씨의 1.05배 레버리지 숏 포지션이 진입 후 6분 만에 청산되려면 가격이 거의 2배 가까이 폭등해야 하는데, 실제 차트에는 그런 움직임이 전혀 없었다. 2월 22일 맨틀(MNT) 코인의 당일 최고가는 0.9445달러다. 이는 시스템 오류가 명백하거나, 거래소가 의도적으로 청산가를 조작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거래소 측, 일반론만 반복...3월까지도 미해결


A씨는 즉시 게이트아이오 고객센터에 티켓을 제출하고 문제 해결을 요청했다. 그러나 거래소 측은 "마진이 부족할 때 청산이 발생한다", "시스템은 정상 작동했다" 등의 일반적인 답변만 반복했을 뿐, 구체적인 시스템 오류에 대한 해명은 전혀 하지 않았다.

A씨는 코인판 커뮤니티에 "차트를 보면 해당 가격에 도달한 적이 없는데도 청산됐다는 것은 명백한 시스템 오류인데도, 거래소는 이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회피하고 있다"고 게시했다.

커뮤니티 반응도 거래소에 대한 불신으로 가득했다. 한 유저는 "시스템 오류가 명확해 보인다"고 지적했고, 또 다른 유저는 "게이트아이오 같은 거래소는 장난 많이 친다"며 자신의 경험을 공유했다. "꼴랑 5,000불에도 거래소가 사기칠 정도면 개인 한 명 한 명 죽이기 위한 무빙이 나온다는 게 카지노보다 더 사기"라는 비판도 나왔다.

글로벌 피해 사례와 동일한 패턴...한국도 예외 아냐


이번 한국인 피해 사례는 본지가 지난 4월부터 취재해온 게이트아이오의 글로벌 투자자 피해 사례와 동일한 패턴을 보인다.

본지는 지난 11월 4일 보도를 통해, 게이트아이오 창립자 린한 대표의 X 채널에 전 세계 투자자들의 피해 사례가 수십 건 게시되었으며, 피해자 전원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증언한 사실을 확인한 바 있다.

주요 글로벌 피해 유형은 △ETF 조작 의혹 △출금 차단 △이벤트 보상 미지급 △토큰 가치 임의 조정 △중복 티커 방치 등이다.

게이트아이오, 트레블룰 연동에도 韓 피해자 연이어 발생…'시스템 오류 청산 속출'

특히 지난 10월 10일 미·중 정상 간 희토류 vs 100% 관세 논쟁으로 가상자산 시장 최대 청산 사태가 발생했을 때, 한 투자자는 "폭락 15분 후에 롱 포지션에 진입했는데, 1시간 반 후 가치가 0으로 리셋되며 청산됐다. 폭락 이후 큰 하락이 없었는데도 말이다. 이건 도둑질"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한국인 A씨의 사례는 이러한 글로벌 피해 패턴이 한국 투자자에게도 그대로 재현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12월 현재까지도 피해 계속...린한 대표 X에 비판 쏟아져


본지가 추가로 확인한 결과, 지난 달부터 12월 현재까지도 게이트아이오 창립자 린한 대표의 X 계정에는 새로운 피해 사례와 비판이 계속 게시되고 있다.
게이트아이오 린 한 대표 X 채널에 달린 지난 3일 비판 댓글 중 일부
게이트아이오 린 한 대표 X 채널에 달린 지난 3일 비판 댓글 중 일부

가짜 토큰 스캠 방치로 투자자 피해


지난 달 6일, X 사용자 Mr Tony(@Toneekym)는 "Gate.io는 스캠 코인을 허용하고, 사면 돈이 사라진다. 고객 지원에 연락했지만 아무도 돕지 않았다. 바이낸스나 팬텀 지갑으로 가라"며 강력히 경고했다.

게이트아이오, 트레블룰 연동에도 韓 피해자 연이어 발생…'시스템 오류 청산 속출'

그가 첨부한 스크린샷에 따르면, 게이트아이오의 웹3 지갑은 솔라나(Solana) 네트워크의 가짜 비트코인을 자동으로 표시했으며, 이를 구매하거나 스왑하려 하면 "지원되지 않는 페어" 오류가 발생했다.

그는 "Phantom 지갑은 '이 토큰은 스팸으로 의심되어 숨겨졌습니다'라고 명확히 경고하는데, Gate.io는 아무런 경고 없이 표시한다"며 "이는 내부 공모이거나 웹사이트 전체가 스캠"이라고 주장했다.

후속 답글에서 그는 "고객 지원에 연락했지만 무기한 대기 중"이며 "명확한 해결 시한을 제공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게이트아이오 거래소 토큰 GT 소각 투명성 문제 제기


지난 달 23일, 한 중국인으로 추정되는 X 회원은 "한 총(린한), 왜 GT 토큰 1.82억 개를 소각했다는데 특정 주소에 2억 개가 남아있나?"라며 온체인 데이터 스크린샷을 첨부해 토큰 소각의 투명성 문제를 제기했다.

게이트아이오, 트레블룰 연동에도 韓 피해자 연이어 발생…'시스템 오류 청산 속출'

첨부된 게이트 스캔(Gate Scan) 데이터에 따르면, 특정 주소에서 800만~500만 GT씩 대량 이체가 이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GateFun·게이트체인 비판도


지난 달 20일, 天行者(@nhoa27922529342)는 "한 박사, GateFun을 빨리 보라. 고도 조작과 사기뿐이다. 한 달에 정상 코인 하나 못 내놓는다"며 게이트아이오의 런치패드 서비스를 비판했다.
게이트아이오, 트레블룰 연동에도 韓 피해자 연이어 발생…'시스템 오류 청산 속출'

린한 대표, 최신 피해 사례에도 여전히 침묵


이처럼 11월부터 12월 현재까지도 린한 대표의 X 계정에는 다양한 피해 사례와 비판이 계속 게시되고 있으나, 린한 대표는 이에 대한 어떠한 공식 답변이나 해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

이는 게이트아이오의 투자자 피해가 과거의 문제가 아닌 현재 진행형이며, 거래소 측의 피해 구제 의지가 전혀 없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트레블룰 연동이 신뢰성 보증은 아냐...규제 공백 심각


문제는 이러한 피해 사례들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게이트아이오가 국내 주요 거래소와 트레블룰(Travel Rule)을 연동해 한국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는 점이다.

트레블룰은 자금세탁방지(AML)를 위해 가상자산 거래 시 송금인과 수취인 정보를 교환하는 제도로, 업비트, 빗썸 등 국내 주요 거래소들이 게이트아이오를 트레블룰 연동 거래소 리스트에 포함시키면서 한국 투자자들의 접근성이 크게 높아졌다.

그러나 트레블룰 연동이 해당 거래소의 안전성이나 신뢰성을 보증하는 것은 아니다. 트레블룰은 단지 자금 출처를 추적하기 위한 기술적 연동일 뿐, 거래소의 운영 방식이나 투자자 보호 시스템을 검증하는 제도가 아니기 때문이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트레블룰 연동 거래소 리스트에 포함되었다고 해서 해당 거래소가 안전하다고 착각하는 투자자들이 많다"며 "실제로는 기술적 연동만 되어 있을 뿐, 거래소의 불공정 행위나 시스템 오류에 대한 검증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해외 거래소 이용 시 국내 투자자 보호 장치가 사실상 전무하다는 점이다. 게이트아이오는 세이셸에 등록된 해외 거래소로, 국내 금융당국의 직접적인 감독 대상이 아니다. 따라서 피해가 발생해도 국내 법적 구제 수단이 매우 제한적이며, 해외 소송은 시간과 비용 부담이 크다.

업계 "트레블룰 연동 거래소도 엄격한 검증 필요"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트레블룰 연동 거래소에 대한 보다 엄격한 검증 절차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트레블룰 연동은 단순히 기술적 호환성만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거래소의 과거 피해 사례, 고객 보호 시스템, 분쟁 해결 메커니즘 등을 종합적으로 검증하는 과정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특히 기존 피해 사례가 해결되지 않은 거래소의 경우, 트레블룰 연동을 보류하거나 투자자에게 명확한 경고를 제공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국내 거래소들도 단순히 기술적 연동만 할 것이 아니라, 연동 거래소에 대한 실사(Due Diligence)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 "지급준비금 증명 의무화, 정기 감사 도입 시급"


전문가들은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지급준비금 증명(Proof of Reserves, PoR)' 제도의 의무화와 정기 감사 도입을 제안하고 있다.

지급준비금 증명은 거래소가 고객 예치금에 상응하는 실제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지 투명하게 공개하는 제도다. 이를 통해 거래소가 실제 블록체인 상의 자산 이동 없이 내부 장부상으로만 거래를 처리하는 '장부거래소(Paper Exchange)' 여부를 검증할 수 있다.

게이트아이오 측, 한국인 피해 사례에도 침묵



블록체인 분석 전문가는 "게이트아이오의 경우, 발행량을 초과하는 매도 물량이 오더북에 표시되는 등 장부거래소 의혹이 제기되어 왔다"며 "지급준비금 증명을 의무화하고, 독립적인 제3자 감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한다면 이러한 문제를 상당 부분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엘세무회계 김경환 대표 세무사는 "해외 거래소라 하더라도 국내 투자자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국내법의 적용을 받아야 하지만, 현재와 같은 규제 공백 상태에서는 투자자 피해가 속출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게이트아이오 측, 한국인 피해 사례에도 침묵
앞서 글로벌 투자자 피해 사례에 대해서도 게이트아이오 측은 일체의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으며, 창립자 린한 대표의 X 채널에 수십 건의 피해 호소가 게시되었음에도 구체적인 해결 조치는 확인되지 않았다.

게이트아이오는 2013년 설립되어 전 세계 1,700만 명 이상의 사용자를 보유한 글로벌 10위권 거래소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번 취재 결과, 규모와 달리 투자자 보호 시스템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규제 개선이 이루어지기 전까지는 투자자 스스로 주의를 기울일 수밖에 없다고 조언한다. 특히 트레블룰 연동이 거래소의 안전성을 보증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인식하고, 해외 거래소 이용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블록스트리트는 게이트아이오 관련 추가 피해 사례 및 시장 교란 정황에 대해 지속 취재할 예정이다.

최주훈 joohoon@blockstre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