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전직 내무부 고위 관리, 가상자산 거래소 뇌물로 4조 원대 재산 축적..."비트코인 2,119개 받아"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5-12-04 15:35 수정 2025-12-04 15:35
"금융범죄 수사 총괄이 범죄자였다" 현재 국제 수배 중
WEX 거래소 비리 수사 대가로 BTC 2,119개·ETH 1만 개 수수
러시아 검찰은 전직 내무부 관리 게오르기 사튜코프(Georgy Satyukov)가 보유한 30억 달러 가치의 210억 루블의 재산을 몰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사튜코프는 WEX 거래소 관리자 알렉세이 이바노프(Alexey Ivanov)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비트코인 2,119개·이더리움 1만 개 수수
검찰에 따르면 사튜코프는 이바노프로부터 비트코인 2,119.5개와 이더리움 10,016개를 뇌물로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시세로 환산하면 비트코인만 약 2,934억 원, 이더리움은 약 477억 원 상당에 달한다.
사튜코프는 2019년부터 2021년까지 러시아 내무부 산하 금융 사기 및 사이버 범죄 전담 수사 부서인 'K부서'를 이끈 고위 관리였다. K부서는 암호화폐 관련 범죄와 금융 사기를 전담 수사하는 핵심 조직으로, 사튜코프는 이 부서의 수장으로서 막강한 권한을 행사했다.
검찰은 사튜코프가 자신의 직위를 이용해 WEX 거래소에 대한 수사를 방해하거나 편의를 제공한 대가로 거액의 가상자산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13채 아파트·고급 부동산·명품 130만 달러
사튜코프가 보유한 것으로 확인된 자산은 13채의 아파트, 상업용 부동산, 고급 자동차, 그리고 130만 달러 상당의 명품 등이다. 이는 공무원 급여로는 도저히 축적할 수 없는 규모의 재산으로, 불법 수입의 증거로 지목되고 있다.
러시아 내무부 고위 관리의 공식 연봉은 연간 수 천만 원 수준에 불과해, 수 십억 달러에 달하는 자산 축적은 명백한 부정 축재로 간주된다. 검찰은 이들 자산이 모두 뇌물 수수를 통해 형성된 것으로 판단하고 전액 몰수를 추진하고 있다.
WEX, BTC-e 후신 거래소...4.5억 달러 증발
WEX 거래소는 악명 높은 가상자산 거래소 BTC-e의 후속 플랫폼이다. BTC-e는 자금세탁방지(AML) 조치 부족으로 2017년 미국 당국에 의해 폐쇄됐으며, 운영자 알렉산더 비닉(Alexander Vinnik)은 미국에서 기소됐다.
WEX는 BTC-e 폐쇄 후 그 자리를 대체하기 위해 설립됐으나, 역시 적절한 자금세탁방지 시스템을 갖추지 못했다. 결국 2018년 운영이 중단되면서 약 4억 5,000만 달러(한화 6,632억 원) 상당의 코인이 사라지는 사태가 발생했다.
수많은 투자자들이 코인 자금을 인출하지 못한 채 피해를 입었으며, 거래소 운영진의 사기 및 횡령 혐의에 대한 수사가 진행됐다. 사튜코프는 바로 이 수사를 담당하는 부서의 책임자였으며, 수사 과정에서 거래소 관리자로부터 뇌물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도주 중, 국제 수배 상태
사튜코프는 현재 도주 중이며,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를 통해 국제 수배된 상태다. 러시아 당국은 그의 소재를 파악하기 위해 국제 공조 수사를 진행하고 있으나, 아직 신병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첫 공판은 오는 8일로 예정돼 있다. 그러나 사튜코프가 법정에 출석할 가능성은 낮으며, 결석 재판이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러시아 형법상 공무원의 대규모 뇌물 수수는 최대 15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검찰은 유죄가 확정되면 사튜코프의 모든 자산을 러시아 국고로 귀속시킬 방침이다.
코인 부패 척결 나선 러시아
이번 사건은 러시아 당국이 가상자산 관련 부패를 강력히 단속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암호화폐 범죄 수사를 담당하는 고위 관리가 오히려 범죄자들과 결탁해 뇌물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러시아는 최근 암호화폐 규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불법 거래소와 자금세탁 행위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동시에 공무원들의 코인 관련 부정부패에 대해서도 엄정 대응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가상자산 업계의 투명성과 규제 준수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우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거래소들이 적절한 자금세탁방지 시스템을 갖추지 않으면 범죄의 온상이 될 수 있으며, 이는 결국 투자자 피해로 이어진다는 교훈을 남긴다.
코인 부패 척결 움직임, 전 지구적 강화 中
러시아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암호화폐 관련 부패와 범죄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고 있다. 미국, 유럽연합, 한국 등 주요국들은 가상자산 거래소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엄격히 적용하고 있다.
특히 공무원이나 규제 당국 관계자들의 암호화폐 관련 비리에 대해서는 더욱 엄중한 처벌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가상자산 시장의 신뢰성을 확보하고 건전한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필수적인 조치로 평가된다.
사튜코프 사건의 향후 전개와 재판 결과, 그리고 30억 달러 상당의 자산 몰수 절차가 어떻게 진행될지 국제 암호화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주훈 joohoon@blockstree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