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중앙은행, 12월 금리 인상 기정사실화…"정부 불간섭 방침"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5-12-04 15:09 수정 2025-12-04 15:09

日 중앙은행, 12월 금리 인상 기정사실화…"정부 불간섭 방침"
일본 중앙은행(BOJ)이 이 달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日 정부는 이를 용인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금일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로이터는 일본은행이 12월 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0.25%에서 0.5%로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이는 올해 1월 이후 처음 있는 금리 인상이 될 전망이다.

"중앙은행이 원하면 자체 결정하라"


로이터의 日 정부 소식통 중 한 명은 "일본은행이 이번 달 금리를 인상하고 싶다면 자체적으로 결정하라. 이것이 정부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앙은행이 이번 달 금리 인상을 단행하는 것은 거의 확실하다"고 덧붙였다.

일본은행 우에다 가즈오(植田和男) 총재는 지난 월요일 연설에서 이 달 금리 인상의 "장단점"을 고려하겠다고 밝혀, 오는 18~19일 열리는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 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시장, 80% 확률로 금리 인상 전망


우에다 총재의 발언 이후 금융시장은 이 달 금리 인상 가능성을 약 80%로 평가하고 있다. 이는 일본은행이 장기간 유지해온 초완화 통화정책에서 벗어나 정상화 단계로 접어들고 있음을 의미한다.

일본은행은 올해 1월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하고 기준금리를 0%로 인상한 바 있다. 이후 7월에는 0.25%로 추가 인상했으며, 12월 인상이 실현되면 0.5%로 상승하게 된다.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배경에는 엔화 약세 지속, 물가 상승 압력, 임금 인상 추세 등이 작용하고 있다. 특히 엔화 가치가 달러 대비 약세를 지속하면서 수입 물가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비둘기파 총리 정부 반응에 주목


다만 일부 시장 참여자들은 비둘기파(완화적 통화정책 선호) 성향의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총리가 이끄는 정부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해왔다.

다카이치 총리는 경제 성장 우선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급격한 금리 인상이 경기 회복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그러나 이번 정부 소식통들의 발언은 정부가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결정을 존중하겠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는 일본 정부가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독립성을 침해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재확인한 것으로, 선진국 중앙은행의 독립성 기조와 맥을 같이한다.

최종 금리 수준은 여전히 불투명


시장의 관심은 이제 일본은행이 최종적으로 금리를 어느 수준까지 인상할 것인가로 옮겨가고 있다. 그러나 우에다 총재는 이 문제에 대해 여전히 모호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우에다 총재는 그동안 "데이터 의존적" 접근을 강조하며, 경제 지표와 물가 동향을 보면서 점진적으로 금리를 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나 유럽중앙은행(ECB)과 유사한 접근 방식이다.

30년 만의 통화정책 대전환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은 약 30년간 지속된 초완화 통화정책의 역사적 전환을 의미한다. 일본은 1990년대 자산 버블 붕괴 이후 장기 디플레이션에 시달리며 제로금리, 양적완화, 마이너스 금리 등 파격적인 통화정책을 시행해왔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글로벌 인플레이션, 엔화 약세, 임금 상승 등으로 경제 환경이 변화하면서 통화정책 정상화가 불가피해졌다.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은 글로벌 금융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엔 캐리 트레이드(저금리 엔화를 빌려 고수익 자산에 투자하는 전략) 청산이 가속화되면서 신흥국 자산시장에 변동성을 초래할 수 있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도 일본의 금리 인상이 환율과 자본 흐름에 미치는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가오는 18~19일 일본은행 통화정책회의 결과와 우에다 총재의 향후 정책 방향 제시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최주훈 joohoon@blockstre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