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PIN 프로젝트 두 번째 승인…암호화폐 규제 전환 신호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솔라나(Solana) 기반 분산형 물리적 인프라 네트워크(DePIN) 프로젝트 퓨즈(Fuse)에 대해 집행 조치를 하지 않겠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암호화폐 업계는 이를 SEC의 규제 기조 전환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로 받아들이고 있다.美 SEC는 전일 퓨즈에 무조치 서한(no-action letter)을 발송했다. SEC는 이 서한을 통해 퓨즈가 네트워크 유지 참여자에게 보상으로 제공하는 토큰 '퓨즈(FUSE)'를 유통해도 집행 조치를 권고하지 않겠다고 명시했다.
앞서 퓨즈는 지난 19일 美 SEC 기업재무부에 토큰 제공과 판매에 대한 집행 여부 확인을 요청하는 서한을 제출한 바 있다. 퓨즈 측은 "FUSE는 네트워크 유틸리티와 소비 목적으로 설계됐으며, 제3자를 통해 평균 시장 가격으로만 유통된다"고 설명했다.
美 SEC 기업재무부 수석 변호사 조나단 잉그램(Jonathan Ingram)은 "제시된 사실에 따라 퓨즈가 서한에 기재된 방식으로 토큰을 제공하고 판매하면 집행 조치를 권고하지 않겠다"고 공식 답변했다.
이번 무조치 서한은 SEC가 수개월 전 더블제로(DoubleZero)에 발급한 데 이어 DePIN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발행한 두 번째 사례다. 더블제로 공동설립자 오스틴 페데라(Austin Federa)는 당시 SEC가 "전문적이고 수용적이었다"고 평가한 바 있다.
암호화폐 업계는 무조치 서한을 규제 명확성을 확보하는 핵심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다. 지토랩스(Jito Labs) 법률대리인 레베카 레티그(Rebecca Rettig)는 "여러 암호화폐 프로젝트가 규제적 보증을 위해 무조치 서한을 요청하고 있다"며 "토큰 발행 시 증권법 위반에 대한 즉각적인 집행을 피할 수 있는 규제 표지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컨센시스(Consensys) 소속 변호사 빌 휴즈(Bill Hughes)는 25일 "FUSE의 구조를 고려하면 증권으로 볼 근거가 없으며 하위(Howey) 테스트 기준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美 SEC의 이 같은 변화는 지난 4월 폴 앳킨스(Paul Atkins)가 34대 의장으로 취임한 이후 본격화됐다. 앳킨스 체제 출범 후 SEC는 암호화폐에 보다 균형적인 접근을 보이고 있으며, 헤스터 피어스(Hester Peirce) 위원이 새로운 리더십 체제에서 SEC 암호화폐 태스크포스(TF)를 이끌고 있다.
미국 암호화폐 업계는 전임 게리 겐슬러(Gary Gensler) 체제에서 경험한 강경 기조와 달리, 퓨즈 사례를 통해 SEC가 접근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고 판단한다.
실제로 美 SEC는 같은 달 비은행권 암호화폐 보관 기업에도 무조치 서한을 발행하며 명확한 운영 기준을 제시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규제 불확실성 해소와 산업 성장의 전환점으로 평가하고 있다.
정하연 기자 yomwork8824@blockstree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