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경원 실수로 찍었다" 팍소스 스테이블코인 초대형 사고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5-10-23 17:30 수정 2025-10-23 17:30

팍소스, 페이팔 스테이블코인 300조 달러 오발행
전 세계 GDP 2배 넘는 규모…24분 만에 긴급 소각
CEO "블록체인 투명성의 증거"…논란 '재정의' 시도
업계 "시스템 안정성 의문"…재발 방지 대책 주목

"40경원 실수로 찍었다" 팍소스 스테이블코인 초대형 사고
미국 블록체인 인프라 기업 팍소스(Paxos)가 페이팔 스테이블코인을 실수로 300조 달러(한화 43경 1,460조 원) 규모로 발행했다가 급히 소각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는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2배를 넘는 천문학적 금액이다.

팍소스의 찰스 카스카릴라(Charles Cascarilla) 최고경영자(CEO)가 23일(현지시간) 美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암호화폐 라운드테이블에서 지난주 회사가 실수로 300조 달러 규모의 페이팔 스테이블코인(PYUSD)을 발행했다고 인정했다. 그는 "내부 기술 오류로 인해 발생한 사고"라며 "발행된 물량은 24분 내에 전량 소각됐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오발행된 300조 달러는 2024년 기준 전 세계 GDP(약 110조 달러)의 2배를 훨씬 넘는 금액이다. 만약 이 물량이 시장에 유통됐다면 PYUSD의 가치가 폭락하고 스테이블코인 시장 전체에 신뢰 위기가 발생할 수 있었다.

다행히 팍소스는 오류를 즉시 감지하고 발행 후 24분 만에 해당 물량을 전량 소각해 시장 혼란을 막았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나 원화 같은 법정화폐와 1:1로 가치가 연동되도록 설계된 암호화폐로, 발행사는 발행량만큼의 담보자산을 보유해야 한다.

카스카릴라 CEO는 이번 사고를 블록체인 기술의 투명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재해석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연준 회의에서 "이번 사건은 실제로 블록체인이 즉각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투명성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블록체인상의 모든 거래가 공개되기 때문에 오류를 신속히 발견하고 대응할 수 있었다는 취지다. 그는 "전통 금융 시스템에서는 이런 오류가 발견되기까지 훨씬 더 오랜 시간이 걸렸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300조 달러라는 비현실적인 금액이 발행될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시스템 설계상 심각한 결함을 시사한다" 팍소스의 내부 통제 시스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4분 만에 소각했다는 점은 다행이지만, 애초에 이런 오류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팍소스가 어떤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지 주목된다

팍소스는 페이팔과 제휴해 2023년 8월부터 PYUSD를 발행·관리하고 있으며, 자체 스테이블코인인 팍소스 달러(USDP)도 운영 중이다.

현재 팍소스 측은 이번 사고의 구체적인 기술적 원인과 재발 방지 방안에 대해서는 추가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최주훈 joohoon@blockstre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