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법 통과 후 확산 가속 · 은행권, 최대 9,100조 예금 유출 위기
거래소 이자지급 허용 '맹점'에 월가 긴장
미국 금융시장에서 올여름은 '스테이블코인 서머'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스테이블코인의 확산세가 거세다. 연방 차원의 첫 규제 법안인 'GENIUS법(Gaining Enhanced National Insight into US Stablecoins Act)'이 지난 7월 통과되면서 제도권 내 신뢰 기반이 마련된 가운데, 대형 유통기업과 금융사들까지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뛰어들면서 성장세가 가속화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월마트, 아마존 등 글로벌 리테일 기업뿐 아니라 주요 금융사들까지 자체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모색 중"이라며 "USDC 발행사 서클은 상장을 통해 입지를 강화하며 세계 2위 스테이블코인으로 자리매김했다"고 분석했다.
규제 안착으로 신뢰도 ↑, 시장 규모 확대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등 법정화폐에 1대 1로 연동되는 암호화폐로, 비트코인·이더리움 등 변동성 높은 암호자산과 차별화된다. 특히 국제 송금 및 달러 접근 수단으로 급속히 확산하고 있으며, 현재 시장 규모는 약 2,700억 달러(365조 원)에 달한다.
브라이언 브룩스 전 미국 통화감독청(OCC) 청장 대행은 "GENIUS법은 스테이블코인 담보 자산을 미 국채나 은행 예금과 같은 고품질 자산으로 제한하면서 신뢰도를 대폭 끌어올렸다"며 "앞으로 일종의 '골드러시'가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테이블코인의 성장은 미국 국채 수요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테더는 전 세계 국채 보유 상위 20위권에 오를 만큼 대규모 매입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향후 국채 수요 변화는 스테이블코인 유입 출처와 자금 회전율에 달려 있다"며 신중론을 제기했다.
은행권, 최대 9,100조 원 예금 유출 우려
반면 전통 은행권은 '예금 유출' 공포에 휩싸여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은행협회(ABA), 은행정책연구소(BPI), 소비자은행연합(CBA) 등 주요 은행 로비 단체들은 최근 의회에 "스테이블코인 규제의 맹점으로 인해 거래소를 통한 간접 이자 지급이 가능하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GENIUS법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고객에게 직접 이자를 지급하는 것을 금지하지만, 거래소 등 제3자는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이 경우 거래소가 스테이블코인 보유자에게 이자나 보상을 제공할 수 있어 은행 예금보다 매력적인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다. 은행들은 이로 인해 최대 6조 6,000억 달러(약 9,174조 원)가 은행 시스템에서 빠져나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씨티그룹의 로닛 고스 '금융의 미래' 센터장은 "1980년대 머니마켓펀드가 은행 예금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하며 대규모 자금을 빨아들였던 상황과 유사하다"며 은행권 위기 가능성을 지적했다. 이는 신용 창출 위축으로 이어져 금리 상승, 대출 감소, 가계·기업 부담 증가 등 실물경제에도 충격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월가와 크립토의 경쟁 본격화

결국 GENIUS법 이후 전개되는 스테이블코인 확산은 달러 패권, 채권시장, 은행업 등 광범위한 영역에서 구조적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이번 '스테이블코인 서머'는 단순한 열풍을 넘어, 월가와 크립토가 맞붙는 새로운 금융 패러다임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