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인 투자자 1,086만 명… 평균 보유액 1억 원 돌파
주식시장에 차가운 바람이 불고 있는 사이, 암호화폐 시장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정부가 대주주 기준을 강화하며 증시 투자자들을 옥죄자, 10억 원이 넘는 거액 자산가들이 속속 코인 시장으로 발길을 옮기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 '코인 부자'는 마침내 1만 명을 돌파했다.24일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5대 암호화폐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에 10억 원 이상 가상자산을 보유한 투자자는 이달 5일 기준 1만 810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의 자산 가치는 무려 24조 943억 원. 1인당 평균 보유액이 22억 원을 웃돌 정도다.
연령대별 분포를 보면 50대가 3,994명으로 가장 많았고, 40대 3,086명, 60대 이상 2,426명, 30대 1,167명 순으로 나타났다. 흥미로운 점은 20대였다. 보유자 수는 단 137명으로 가장 적었지만, 평균 26억 8,871만 원을 보유해 '코인 재벌'이라는 신조어가 무색하지 않았다.
국내 전체 암호화폐 투자자 수는 약 1,086만 명. 이들의 자산 총합은 111조 6,503억 원에 달한다. 특히 '30대 개미'가 300만 명을 넘어, 여전히 시장의 허리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시 선은 정책으로 향한다. 정부와 여당은 내년부터 주식 10억 원 이상만 보유해도 대주주로 분류해 양도차익에 20~30%의 세금을 물리기로 했다. 그러나 암호화폐는 아직 세금 사각지대다. "증시가 막히자 코인으로 간다"는 말이 현실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가격 흐름도 움직임을 뒷받침한다. 비트코인은 이달 13일 1억 6,990만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22일 미국 물가 우려로 1억 5,700만 원대로 주저앉았다가, 단 이틀 만에 1억 6,100만 원으로 다시 뛰어올랐다. 이더리움 역시 같은 기간 11%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증시와 코인 시장 간 '부의 이동'이 가속화되는 전환점"이라며, "주식 과세 강화가 오히려 암호화폐 시장의 호황을 부추기는 역설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