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채 인식 코인' 월드코인, 멕시코 진출 본격화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4-05-02 16:16 수정 2024-05-02 16:16

멕시코시티 등 9개 지역에 홍채 인식기 '오브스' 설치
공격적 확장 전략에도 개인 정보 침해 논란으로 홍역

그래픽=월드코인 X 계정 글 캡처
그래픽=월드코인 X 계정 글 캡처
'챗 GPT' 개발자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개발한 '월드코인'이 중남미 진출을 본격화하고 나섰다. 다만 아르헨티나에서 규제 문제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만큼 월드코인의 중남미 사업 확장이 계획대로 잘 이뤄질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많다.

월드코인은 지난 4월 29일(현지시간) 자사 공식 X 계정을 통해 멕시코에서의 사업 개시를 선언했다. 월드코인 측은 멕시코 수도인 멕시코시티를 비롯해 몬테레이와 과달라하라 등 멕시코 내 9개 지역에 홍채 스캔 장치 '오브스(Orbs)'를 설치한다고 밝혔다.

월드코인은 사람의 눈 중 동공을 둘러싼 홍채를 별도의 기기로 인식해서 신원 인증을 진행하는 디지털자산이다. 월드코인 측은 유출이나 변조의 가능성이 거의 없는 홍채 인식 기술을 통해 안전한 개인 정보의 보호와 투명한 신원 인증이 가능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로써 월드코인은 아르헨티나와 칠레 등 남미 국가에 이어서 중부 미주의 대국인 멕시코에서도 관련 사업을 벌이게 됐다.

다만 월드코인의 중남미 확장 전략이 월드코인 개발자들의 의중대로 흘러갈 수 있을 것인지는 의문점이 많다.

이미 케냐, 스페인, 포르투갈에서 개인정보 무단 취득 우려를 들어 월드코인의 사업을 사실상 막고 있고 아르헨티나에서도 민간 기업의 생체 데이터 무단 수집 행위를 규제하는 법안이 발의될 정도로 월드코인을 바라보는 시각은 결코 달갑지 않다.

월드코인이 새로운 사업 터전으로 점찍은 멕시코에서도 월드코인의 홍채 인식을 통한 정보 수집을 막고자 하는 움직임이 있다.

멕시코 의회 의원들은 월드코인 프로젝트가 개인 정보 보호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평가 조사를 국립투명성연구소에 의뢰했다. 만약 이 평가에서 월드코인이 개인 정보 보호에 미흡하다는 판단이 나오면 멕시코에서도 차단 등의 조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정백현 기자 andrew.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