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금 현물 ETF와 비교해도 상당한 흥행 성과
"기준가격-시장가격 괴리율 감소는 시장 안착 증거"
현물 ETF 출시 후 다음 관건으로 '4월 반감기' 지목
새해 자산시장의 새로운 메기가 될 것으로 평가됐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정식 출시된 이후 3주가 지난 가운데 다소 혼란스러웠던 비트코인 ETF 시장이 점차 안정세로 돌아서는 분위기다.
국내 증권가에서는 비트코인 현물 ETF 자금 출입 흐름이 순유입세로 전환됐고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들의 시세도 현물 ETF 흐름에 반응하며 반등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비트코인의 채굴 보상이 현재의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가 오는 4월 말로 임박한 만큼 반감기 진입이 상반기 암호화폐 시장의 최대 이벤트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이 2일 펴낸 암호화폐 주간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월 11일 미국 내 각 거래소에 상장된 비트코인 현물 ETF에는 지난 1월 31일까지 14거래일간 14억5600만달러(한화 약 1조9270억원)의 자금이 누적 순유입됐다.
지난 2004년 금 현물 ETF 출시 후 4주간 자금 유입액(19억달러)과 비교하면 비트코인 현물 ETF의 자금 유입 규모는 상당한 수준이다. 특히 대량 매도로 인해 자금이 순유출 상태인 그레이스케일의 GBTC를 제외하면 누적 순유입 규모는 무려 71억달러에 육박한다.
홍성욱 연구원은 "현재 거래 중인 비트코인 현물 ETF는 거래량이 매우 높았던 상장 초반과 비교할 때 기준가격(순자산가치, NAV)와 시장가격 간의 괴리율이 줄어들고 있다"며 비트코인 현물 ETF가 시장에 안착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특히 매수세가 컸던 ETF들은 NAV 대비 프리미엄이 줄어들고 있고 매도세가 컸던 GBTC는 NAV 대비 디스카운트가 줄어드는 모습"이라며 "신규 자산군을 추종하는 ETF임에도 효율적으로 시장이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자금 유입 규모로 보면 27억8700만달러가 순유입된 블랙록 IBIT가 1위 경쟁에서 단연 앞서가고 있고 다른 비트코인 현물 ETF와 다소 다른 구조를 나타내고 있는 피델리티의 FBTC도 25억달러에 육박하는 자금이 유입되며 시장을 이끌고 있다"고 평가했다.
홍 연구원은 "비트코인 현물 ETF는 초반 거래를 통해 일부 미비점을 드러냈다"며 "비트코인 현물 시장에 대한 감독 체계와 ETF 운용 참여사에 대한 규제가 아직 미비하고 일부 ETF의 운용 과정에서 제기될 수 있는 이해상충 논란을 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새해 초 자본시장의 최고 관심사는 비트코인 현물 ETF의 미국 출시"라면서 "미국 은행권에 대한 유동성 위기가 다시 불거질 경우 비트코인의 의의가 다시 부각될 수 있는 만큼 앞으로의 상황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비트코인의 채굴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가 오는 4월에 진행되는 것도 관건"이라며 "비트코인 반감기는 현물 ETF 출시 이후 암호화폐 시장에서 가장 주목 받는 이벤트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