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혁 KB증권 연구원 "비트코인, 새해 자산시장 핫 아이템"
ETF 출시로 수요 늘고 반감기로 공급 줄어…가격 급등 유력
단기 변동성·자산 간 낮은 상관성 등 비트코인 특징 주목해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이 내년 1월 중순으로 임박했다는 관측이 암호화폐 시장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그동안 암호화폐 투자 의향이 컸음에도 암호화폐 투자를 주저했던 기관투자자들이 내년 초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이후 암호화폐 투자에 본격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국내 증권가에서 나오고 있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새해 자산시장에서 가장 주목 받는 투자 아이템은 암호화폐가 될 것"이라며 "비트코인 현물 ETF가 미국 시장에 공식적으로 등장하면 개인과 기관투자자들의 암호화폐 투자 접근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비트코인의 위상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비트코인 현물 ETF가 비트코인 투자 수요를 높이는 상황에서 공교롭게도 4년마다 돌아오는 비트코인 반감기가 내년 4월에 예정돼있다"며 "수요는 늘지만 공급 증가세가 둔화돼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환경이 나타날 수 있다"며 비트코인 상승을 예견했다.
그는 "암호화폐는 기존 금융 인프라를 쓰지 않아서 생기는 여러 문제 탓에 투자 가능 자산으로 분류되지 못했다"며 "비트코인 선물 ETF가 있기는 하지만 롤오버 비용이 높아서 장기 투자 활용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비트코인 현물 ETF가 출시되면 수탁 문제 등의 우려가 해결되는 만큼 여러 기관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투자 자산으로 여기게 될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현물 투자인 만큼 롤오버 비용이 없기 때문에 비트코인에 대한 장기 투자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연구원은 "비트코인은 주식보다 단기 변동성이 크다는 점 때문에 기관투자자들이 투자를 주저한 바 있다"며 "하지만 단기 변동성은 비트코인의 장기 투자에 상당한 강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비트코인은 장기 상승 추세선을 잘 지키고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투자하면 충분한 수익률 보상이 가능하다"며 "이 때문에 미국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장기 투자가 가능한 미국 퇴직연금 계좌에 비트코인 현물 ETF를 담는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내년 봄 반감기가 찾아오면 과거 반감기에서 형성됐던 가격 상승 압력이 다시 만들어질 것"이라며 "비트코인 현물 ETF가 만들어 낸 긍정적 분위기에 반감기 효과가 더해지면 높은 수익률이 변동성을 이겨내면서 위험조정 수익률을 끌어 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비트코인은 거시경제 지표의 영향을 다소 덜 받는다는 점이 특이점"이라며 "통화 정책 기조에 따라 크게 출렁이는 다른 자산들과 달리 비트코인은 다른 자산과의 상관계수가 낮아지기 때문에 자산배분 효과가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