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암호화폐'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 재선 도전 선언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3-10-30 14:27 수정 2023-10-30 14:27

"조국의 발전을 위해 추가의 5년 더 필요하다"
70% 달하는 지지율 기록…"재선 가능성 높다"

'親암호화폐'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 재선 도전 선언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BTC)을 법정화폐로 채택한 엘살바도르의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이 내년 2월 치뤄지는 대선 재출마 의지를 밝혔다.

부켈레 대통령은 29일 국민 연설을 통해 재선 출마 의지를 발표했다. 그는 "앞으로 5년 더 도전할 것이며 한 발의 물러섬도 없을 것"이라며 "조국을 발전시키기 위해서 5년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엘살바도르는 대통령 5년 중임제를 국가 정치 제도로 삼고 있으며 부켈레 대통령은 2019년 6월 1일부터 엘살바도르 제43대 대통령직을 수행하고 있다. 1번의 연임이 가능한 만큼 내년 2월로 예정된 제44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수 있다.

산살바도르 시장 출신인 부켈레 대통령은 엘살바도르 정치 역사에서 돌풍과 충격의 아이콘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엘살바도르는 약 30여년간 민주주의개혁당과 대통합국민연대 중심의 양당 체제로 꾸려져 왔으나 부켈레 대통령이 창당한 '제3당' 누에바스 아이디어스당이 지난 2019년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오랜 양당 체제를 종식시켰다.

무엇보다 부켈레 대통령의 재선에 암호화폐 시장이 주목하고 있는 이유는 그가 대통령 재임 중에 비트코인을 법정 화폐로 채택했을 정도로 암호화폐에 개방적인 성향을 나타내왔기 때문이다.

부켈레 대통령은 지난 2021년 6월 비트코인을 엘살바도르의 법정화폐로 채택할 것을 선언했다. 이후 헌법 개정을 통해 그해 9월 비트코인을 엘살바도르의 공식 법정화폐로 채택했다.

부켈레 대통령은 비트코인의 법정화폐 채택 뿐만 아니라 비트코인을 엘살바도르 정부의 주요 전략으로 선정, 엘살바도르의 지열을 활용한 비트코인 채굴장 건설과 함께 비트코인 산업 인프라에 투자하는 엘살바도르 국가 채권을 발행한 바 있다.

재임 중 파격 행보를 이어온 부켈레 대통령의 지지율은 매우 높아 재선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다. 로이터 통신이 제시한 데이터에 따르면 엘살바도르 국민 투표에서 부켈레 대통령은 약 70%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2위를 기록한 경쟁자의 지지율은 약 4%에 불과하다.

부켈레 대통령이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한 지 약 2년 후, 부켈레 대통령의 파격적인 행보는 다양한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엘살바도르는 IMF를 포함해 다수의 국제기관으로부터 수차례 비트코인 사용 제재 권고를 받아왔으며 국제신용평가사로부터 국가 신용 등급이 폭락한 바 있다.

부켈레 대통령은 국제기관들의 경고에도 한치의 물러섬 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는 지난 1월 8억달러(한화 약 9863억원)의 국가 채무 상환 사실을 밝히며 "그들은 계속 거짓말을 하고 그들이 주장한 바가 거짓말이란 사실이 밝혀지면 침묵으로 일관한다"는 멘트를 남겼다.

한편 반에크는 29일 펴낸 자체 보고서에서 엘살바도르의 개혁적인 비트코인 채택 전략을 지적하며 "엘살바도르가 라틴 아메리카의 싱가포르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에크는 비트코인에 대한 자유로운 투자와 적극적인 감세, 그리고 투자 이민을 수용하는 엘살바도르 정부의 정책이 1990년대 싱가포르와 매우 유사한 점을 지목, 엘살바도르가 라틴 아메리카의 금융 허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승원 기자 ks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