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학도에서 언론사 기자→변호사→카카오 공동대표
“O2O 초석 다졌다” 평가…업비트 국내1위 거래소로
두나무에서 운영 중인 업비트는 단연 국내 1위 가상자산 거래소 중 한 곳으로 꼽힌다. 2012년 송치형 전 대표가 설립한 두나무는 2017년 이석우 카카오 전 공동대표가 대표직을 맡으면서 업비트를 국내 최고 거래소 자리로 성장시켰다.
이석우 대표는 1966년 2월 6일 이수정 전 문화부 장관의 삼남매 중 첫째 아들로 태어났다. 이후 서울대학교에 입학해 동양사학을 전공한 뒤 1991년 미국 하와이 주립대학교에서 역사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듬해 중앙일보에 입사해 사회부·국제부 등에서 기자로 근무했지만, 1994년 퇴사한 뒤 미국으로 떠났다. 1997년 미국 루이스앤드클라크 대학에서 법학 박사학위를 받은 이 대표는 1996년부터 1998년까지 미국에서 로펌 변호사로 일한 뒤 1999년부터 2004년까지 한국 IBM 고문 변호사를 맡았다고 전해진다.
2004년 이 대표는 NHN 법무담당 이사를 맡는다. 2009년 경영정책담당 이사, 2010년 미국법인 대표이사 등을 거쳐 2010년 카카오 부사장 자리에 올랐다. 이후 최세훈 대표와 함께 공동대표로서 다음커뮤니케이션의 PC 인터넷 사업을 대폭 줄이고, 카카오 택시 등 플랫폼 기반 O2O 사업에 주력할 수 있는 초석을 다졌다.
또 카카오게임 출시를 통해 카카오가 흑자 전환하는 데에 기여했다는 평을 받는다. 킬러 콘텐츠로 꼽히는 카카오 애니팡의 경우 출시한 지 세달 만에 국내 누적 가입자 2000만명을 달성했다. 이 외에도 카카오페이·애드·이모티콘·기프티콘 등 다양한 수익 다각화 방안을 모색한 것으로 전해진다.
2015년 카카오가 임지훈 단독대표체제로 변경하면서 이 대표는 카카오 공동대표자리에서 물러났다. 중앙일보 조인스 공동대표 겸 중앙일보 디지털기획실장으로 근무하지만 이어 2017년 12월 29일 두나무 대표에 선임된 뒤 2018년부터 본격적인 대표직을 맡기 시작했다.
업비트 대표로서 가장 먼저 선보인 서비스는 인덱스인 ‘UBCI’다. 업비트 내 가상화폐 거래자료에 기반한 시세 표준지수로, 국내 가상자산시장의 평균적인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지표를 개발한 것이다.
또 비트렉스와 제휴를 맺고, 카카오 연계와 카카오스탁 시스템 도입을 통해 업비트 유입자를 대폭 증가시켰다. 현재 업비트와 비트렉스는 오더북 공유를 중단한 상태지만, 당시 유동성과 UX 제고를 통해 많은 이용자들이 업비트를 사용하기 시작했고 이 대표는 업비트를 국내 1위 거래소로 만들었다는 평을 받는다.
두나무 내 블록체인 기술 자회사 람다256 역시 이 대표가 두나무에 입사한 이후에 세워졌다. 람다256은 2019년 서비스형 블록체인 서비스 루니버스를 오픈하고 지난해 2.0 버전을 선보였다. 개인용 가상자산 월렛인 ‘비트베리’를 선보이기도 했지만 2020년 초 업계 침체기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서비스를 중단했다. 현재 람다256은 DID 등 다양한 파트너사에 기반한 사업으로 수익을 다각화하고 있다.
이 대표는 2018년부터 블록체인 컨퍼런스 ‘업비트 개발자 컨퍼런스(UDC)’를 열어 전 세계 개발자들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매년 열린 UDC는 2020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 형태로 진행했다.
이 대표는 지난해 UDC2020 행사에서 “인터넷이 나온 뒤로 집마다 랜선이 깔리기까지 25~30년이 걸렸는데, 스마트폰은 나온 지 5~6년 만에 보급됐다”며 “갈수록 주기가 짧아지는 거로 봐선 블록체인도 제도적 허들을 넘기 시작하면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빨리 보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동일 기자 j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