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마, 암호화폐 결제 합법화 무기한 연기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2-05-22 09:45 수정 2022-05-22 09:45

파나마 대통령, 엄격한 자금세탁방지 규정 요구하며
의회 승인한 '암호화폐 결제 합법화 법안' 서명 거부
"암호화폐 글로벌적 규제 구축 시점, 기다려야 할 때"

파나마, 암호화폐 결제 합법화 무기한 연기
파나마의 코르티조 대통령이 암호화폐 결제 합법화 법안에 보다 엄격한 자금세탁방지(AML) 규정을 요구하며 서명을 거부함에 따라 파나마 내 암호화폐 합법화가 연기되었다.

파나마의 로렌티노 코르티조(Laurentino Cortizo) 대통령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최근 의회에서 승인된 암호화폐 결제 합법화 법안에 승인 거부 의사를 밝혔다. 그는 "자금 세탁 등을 포함해 위법 행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판단했으며 내가 가진 정보에 한해 해당 법안에 서명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달 파나마 의회는 암호화폐 결제를 합법화하는 법안을 만장일치(40대 0)로 가결했다. 해당 법안은 파나마 내 암호화폐를 활용한 일반 점포 결제와 세금 결제를 허용하는 법안으로 당시 활용될 암호화폐로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리플(XRP), 라이트코인(LTC), 스텔라루멘(XLM) 등이 거론된 바 있다. 당시 의회가 승인한 법안은 암호화폐 결제 뿐만 아니라 탈중앙화자율조직(DAO)도 법인으로 인정하는 조항을 포함했따.

해당 법안의 의회 통과로 인해 파나마 내 암호화폐의 광범위한 활용이 현실로 다가오는 듯 했다. 하지만 파나마는 의회가 승인한 법안에 대통령이 최종승인이나 또는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법률이 존재한다. 이번 대통령의 서명 거부로 파나마 내 암호화폐 합법화 법률 시행은 무기안 연기됐다.

파나마는 파나만의 독자적인 금융법으로 인해 글로벌 '비밀 은행'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6월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는 파나마를 '관찰 대상 국가(Jurisdictions with strategic deficiencies)'로 지정함 '그레이 리스트'에 이름 올린 바 있다.

'그레이 리스트'에 포함된 국가는 자금세탁방지제도에 취약점이 있어 해당 국가와의 거래 시 FATF가 위험을 참고할 것을 권고하는 국가를 뜻한다. 파나마 금융당국은 당시 그레이 리스트 탈출을 목적으로 자금세탁방지 규정을 강화하고 테러와 연관된 자금 조달을 강력히 단속할 것을 밝힌바 있다. 코르티조 대통령의 결정에는 이와 같은 일련의 사건들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코르티조 대통령은 "매우 혁신적인 법안이라 말할 수 있으나 이미 파나마는 강력한 통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으며 전세계가 현재 암호화폐에 대한 글로벌적 규제를 구축하는 시점이기에 지금은 기다려야 할 때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권승원 기자 ks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