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11월 美 정부 셧다운이 변수"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3-10-27 11:00 수정 2023-10-27 11:00

비트코인, 8월 하락폭 모두 만회…연초보다 107% 올라
美정부 멈추면 ETF 승인도 지연 "늦어도 3월 안에 승인"
기성세대, 현물 ETF 출시 후 비트코인 투자 본격 나설 듯

그래픽=박혜수 기자
그래픽=박혜수 기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빠르면 올해 12월, 늦어도 내년 3월 15일 이내에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할 것이라는 국내 증권사 연구원의 분석이 나왔다.

다만 미국 연방 정부 임시 예산안 만료 시한이 오는 11월 17일로 맞춰져 있고 이 시한 내에 새로운 예산안을 통과시키지 못하면 연방 정부가 폐쇄(셧다운)되는 만큼 미국 연방 정부의 셧다운 여부가 ETF 승인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7일 펴낸 디지털 자산 관련 주간 연구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에 대한 기대감 여파에 비트코인 가격은 3만5000달러 수준까지 올라왔다"면서 "특히 비트코인 도미넌스는 54.2%까지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최근의 상승은 지난 8월의 하락폭을 모두 만회한 것이며 올해 초 시세와 비교한다면 가격이 107% 오른 것"이라며 "최근 이어지고 있는 비트코인의 상승세는 비트코인 현물 ETF가 현실로 다가왔다는 점을 시장이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비트코인 현물 ETF가 단지 희망사항이었던 시기에는 현물 ETF 관련 뉴스가 나올 때마다 상승 후 반락을 반복했지만 현재의 국면은 과거와 다르다"고 짚었다.

실제로 지난 23일까지 3만달러선을 하회하던 비트코인 시장은 지난 24일 블랙록의 비트코인 신탁 상품(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 IBTC)의 미국 중앙예탁결제원(DTCC) 상장 이후 폭등했으나 이후 반락없이 3만4000달러 안팎에서 머물고 있다.

홍 연구원은 "SEC가 그동안 진행했던 ETF 승인 절차를 고려할 때 빠르면 올해 12월 안에 ETF 승인 결과가 나올 수 있고 늦어도 3월 15일 이전에 승인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만만찮은 변수가 있다는 점을 주지시켰다. 홍 연구원이 강조한 변수는 미국 연방 정부의 셧다운 여부다. 현재 미국 정부는 11월 17일까지 유효한 임시 예산안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만약 이 시점까지 새 예산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미국 정부의 기능은 정지된다.

소위 '셧다운'으로 일컬어지는 연방 정부의 폐쇄 상황이 올 경우 정부 기관인 SEC의 업무도 일시정지된다. 자연히 ETF의 심사와 승인도 지연되는 셈이다.

현재 SEC는 각 자산운용사가 접수한 비트코인 현물 ETF 신청 서류를 깊이 있게 검토하고 있다.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도 27일 언론 인터뷰에서 "현재 8~10개의 서류가 심사·검토되고 있다"면서도 "세부적인 심사 결과 통보 시점은 언급할 수 없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홍 연구원은 "미국 정부가 11월 17일 이후 셧다운되고 셧다운 기간이 길어진다면 비트코인 현물 ETF의 연내 승인은 물건너 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비트코인 현물 ETF가 암호화폐에 대한 새로운 투자 수요를 창출하는 역할을 해낼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홍 연구원은 "현물 ETF가 나오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을 매수하던 투자자 이외의 신규 수요를 자극할 것"이라며 "특히 이용에 대한 불편함과 뚜렷하지 못한 자산의 신뢰성을 이유로 투자를 미뤘던 기성세대의 비트코인 투자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비트코인 투자에 대한 접근성이 크게 개선된다면 단기 헤지와 장기 다각화 투자 등을 위한 수요도 증가할 것"이라며 "금융기관은 기존의 인프라를 활용해 비트코인을 매매할 수 있게 되는 만큼 현물 ETF 출시 후 활용방안에 대한 고민이 시작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 연구원은 "보수적 기준으로 전망해도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 이후 10억달러 이상의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며 "글로벌 ETF 운용자산 총액의 1% 수준인 1000억달러만 이 시장에 유입돼도 비트코인 현물 ETF가 금 ETF 시장을 뛰어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