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트래블룰”…거래소들 시스템 개발 잰걸음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1-10-06 16:58 수정 2021-10-06 16:58

가상자산 사업자 수리 이어 업비트·코드 솔루션 개발 가속
이준행 고팍스 대표 “트래블룰 준수가 경쟁력” 강조하기도

사진=업비트 캡처
사진=업비트 캡처
국내 1호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코빗이 업비트에 이어 금융위원회(금융위)로부터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 수리를 받았다. 업계에서는 빗썸과 코인원도 조만간 수리될 것으로 예상했다. 남은 과제는 자금세탁을 방지하기 위한 트래블룰이다. 가상자산 업계는 모두 내년 3월 유예기간 종료까지 트래블룰 시스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는 지난 5일 코빗의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를 수리하기로 결정했다. 업비트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 수리다. 금융위는 지난 9월 업비트의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 수리에 이어 5일 신고 수리증을 업비트 측에 전달했다.

국내에서 가상자산 거래 서비스를 지원하는 거래소 등의 사업자들은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개정안에 따라 의무적으로 금융위원회(FIU)에 가상자산 사업자로 신고를 한 뒤 수리를 받아야 한다. 이 과정을 거치지 않은 거래소 등은 국내 영업이 불가능하다.

가상자산 사업자로 신고하기 위한 조건은 ISMS 인증과 실명인증계좌 발급으로, 현재 우리나라에선 약 30개에 달하는 기업이 가상자산 사업자로 신고를 한 상태다. 단 법정화폐인 원화로 가상자산을 사고파는 원화 거래 서비스(원화마켓)를 지원하지 않을 경우 실명인증계좌를 받지 않고도 사업자 신고가 가능하다. 원화마켓 가상자산 사업자로 신고한 거래소는 신고를 수리받은 업비트와 코빗, 빗썸, 코인원 4곳 뿐이다.

업비트와 코빗의 신고 수리를 받으면서 국내 가상자산 업계는 트래블룰 준수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트래블룰이란 테러자금 조달이나 금융범죄 등에 악용될 수 있는 불법자금세탁을 파악할 수 있도록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가 일정 액수 이상의 송금자와 수신인을 파악하도록 정한 규칙이다. 해당 정보는 모두 정부의 요청에 따라 제공돼야 한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의 권고로 우리나라에도 도입된 트래블룰은 현재 우리나라 금융권에 적용되고 있으며, 특금법에 따라 2021년 3월 25일부로 국내 거래소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이에 우리나라에서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를 수리받은 거래소는 트래블룰 준수를 위한 시스템을 갖춰야만 한다,

트래블룰 준수를 위해 업비트는 지난해부터 자사 블록체인 기술 전문회사 람다256을 통해 데이터 공유 서비스 베리파이바스프를 개발했다. 베리파이바스프는 송금시 입력된 송수신자 정보를 암허화해 사업자에게 전달하는 서비스로, 분산 프로토콜을 통해 얼라이언스 회원사들끼리 가상자산 송금인과 수신인의 데이터를 빠르게 공유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에 더해 6일 업비트는 트래블룰 준수의 핵심인 고객확인 절차를 강화한다고 공지했다. 이에 따라 고객확인절차를 거치지 않은 기존 이용자들은 매매 및 입출금 한도가 1회 100만원으로 제한될 예정이다. 고객확인을 완료한 이용자들은 해당 제한이 해제된다. 단 이달 13일까지 고객확인절차를 마무리하지 않은 이용자는 매매와 입출금이 중단된다.

업비트를 제외한 원화마켓 사업자 신고 거래소인 빗썸과 코인원, 코빗은 8월 합작법인 코드를 출범해 트래블룰 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코드는 지난달 30일 포항공대와 MOU를 맺고 트래블룰 솔루션 개발에 집중할 예정이다. 특히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고객 데이터 교류 과정에서 불필요한 정보교환 과정과 비용을 줄이고 거래 속도를 높여 경쟁력을 갖춘다는 방침이다.

한편 원화마켓이 아닌 코인마켓으로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를 마친 중소 거래소들도 트래블룰 시스템 구축에 걸음을 재고 있다.

이준행 고팍스 대표의 경우 지난 8월 가상자산 법제화 관련 토론회에서 “금융당국이 우려하는 부분을 막는 대안책으로 논의되는 게 트래블룰”며 “트래블룰을 합리적으로 논의하고 해석해 얼마나 잘 준비하느냐에 따라 우리나라가 전 세계 가상자산 분야의 지분을 얼마나 가지게 될지가 결정된다”며 트래블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빗코의 경우 업비트가 이용 중인 트래블룰 솔루션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한빗코는 지난달 18일 람다256과 트래블룰 솔루션 도입 계약을 맺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해당 솔루션을 이용하는 거래소는 업비트와 한빗코 두곳 뿐이다.

주동일 기자 j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