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人]가상자산의 아버지, 데이비드 차움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1-09-28 15:05 수정 2021-09-28 15:05

대학원생 시절 작성한 암호학 논문들 블록체인에 상당수 도입
1994년 최초 가상자산 ‘이캐시’ 출시, 가상자산 아버지라 불려

[블록체人]가상자산의 아버지, 데이비드 차움
현재 블록체인, 가상자산(암호화폐)의 시초라고 꼽히는 것은 대장주인 비트코인이다. 비트코인 백서를 시작으로 블록체인 기술이 등장했고 다양한 산업 영역에서 접목, 이를 기반으로 한 가상자산들이 대거 탄생했다.

하지만 블록체인 기술 전에도 암호화 기술을 기반으로 한 가상자산 개념을 선보인 인물이 있었다. 그는 바로 암호학 분야 석학으로 꼽히는 데이비드 차움이다.

1955년 로스앤젤레스의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난 데이비드 차움은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캠퍼스에서 컴퓨터 과학, 경영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대학원생 시절 미국 정부가 감시 및 도청으로 얻은 정보를 토대로 칠레 대통령을 끌어내렸다는 글을 읽고 프라이버시의 중요성을 알게 된다.

데이비드 차움은 정부가 개인의 정보를 들여다보고 통제할 수 없게 하기 위해 암호학 분야가 발전해야 한다고 판단, 공부에 매진한다. 대학원생 기간 동안 연구 끝에 1981년 ‘추적할 수 없는 전자메일, 디지털 익명성’이라는 논문을 발표한다. 해당 논문은 익명 통신 연구 분야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1982년에는 ‘추적할 수 없는 지불 및 서명’ 논문을, 1988년에는 알고리즘 게임 이론의 권위자로 꼽히는 컴퓨터 과학자 아모스 피아트와 이스라엘의 컴퓨터 과학자 모니 나오르와 함께 ‘추적할 수 없는 전자화폐’ 논문을 발표한다.

데이비드 차움이 발표한 이들 논문들은 작업증명을 제외하고 비트코인, 블록체인의 기반이 됐을 정도로 상당 부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컴퓨터과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던 1982년에는 암호연구 학술회의를 주관하는 국제암호학회(IACR)을 설립하며 암호학 분야 글로벌 연구자들과 연구 활동을 현재까지도 이어가고 있다.

암호화 분야에서 다양한 연구 성과를 내온 데이비드 차움은 1990년 디지캐시라는 회사를 설립하고 1994년 이캐시를 출시한다. 이캐시는 모든 거래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 신용카드와 달리 제3자가 거래내역을 알 수 없는 익명성을 보장해주는 일종의 가상자산이다. 세계 첫 가상자산으로 꼽힌다.

디지캐시는 이캐시 출시 이후 독일의 도이치뱅크, 일본의 노무라리서치 인스티튜트 등과 협력하는 등 일정 수준 성과를 올렸다. 하지만 인터넷이 도입되던 초창기 시절이어서 기반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던데다 사용성 측면에서 보다 빠른 신용카드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 큰 흥행을 거두진 못했다. 결국 디지캐시는 1998년 파산신청을 하게 되고 창업자인 데이비드 차움 역시 회사를 떠난다.

데이비드 차움은 이후에도 지속 암호학 분야에 대한 연구활동에 매진해오다 2016년부터 블록체인 플랫폼 개발에 착수, 2018년 블록체인 플랫폼 엘릭서를 공개했다. 앨릭서는 10만 TPS 수준의 트랜잭션과 완벽한 프라이버시 유지를 목표로 하는 프로젝트다.

2019년에는 송금에 특화된 가상자산 프랙시스를 선보이는가 하면 블록체인 플랫폼 엘릭서를 기반으로 한 네트워크 ‘엑스엑스 네트워크’ 등도 공개했다. 그가 선보인 엑스엑스 네트워크는 지난해 리플의 공동 창업자인 크리스 라슨으로부터 초기 투자 유치에 성공해 주목을 끈 바 있다.

이어진 기자 le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