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규제 피한 바이낸스...와지르X로 또다시 위기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1-09-16 17:03 수정 2021-09-16 17:04

‘실질적 제재 어렵다’며 글로벌 규제 피하는 듯 했지만
자국 내 은행 결제 서비스 중단하며 인도 사업 불투명

글로벌 규제 피한 바이낸스...와지르X로 또다시 위기
최근 글로벌 규제 위기를 모면한 바이낸스가 인도에서 난관에 부딪혔다. 인도 최대 상업은행을 비롯한 금융사들이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내 입금 거래를 차단하면서 자회사 와지르엑스의 정상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16일 애널리스틱스인사이트 등 외신에 따르면 인도 최대 상업은행 SBI는 최근 인도 내 가상자산 거래소의 입금 지원을 차단했다. 해당 은행을 통한 법정화폐 입금 기능을 중단한 것이다. 특히 인도 내 가상자산 규제가 심화 되면서 SBI에 이어 타 은행들도 비슷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인도 은행들의 입금 서비스 중단으로 와지르X는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인도 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와지르엑스는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의 인도 자회사로, 가상자산 정보 서비스 코인마켓캡에서 주별 방문 수 기준 13위에 오를 정도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높은 위치를 차지한다. 국내 최대 거래소로 불리는 업비트가 9위, 빗썸이 35위, 코인원이 38위인 점을 고려하면 그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최근 글로벌 규제 위기를 피한 모회사 바이낸스 역시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바이낸스는 최근 영국을 시작으로 우리나라, 캐나다, 일본, 태국, 싱가포르 등에서 자국 내 영업 허가권을 취득하지 않고 가상자산 거래 서비스를 제공해 해당 국가 내 사업을 중단하게 됐다.

최근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를 규제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며 바이낸스는 한숨을 돌리는 분위기였지만, 올해 기준 투자자만 1500만명에 달하는 인도에서 와지르엑스의 사업이 불투명해지면서 글로벌 1위 거래소의 명성에 금이 갈 전망이다.

니샬 셰티 와지르엑스 CEO는 “SBI로부터 긍정적인 답을 받기 위한 방법을 모색 중”이라며 SBI 측에 자신들의 입장을 전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도는 최근 가상자산 규제를 조금씩 강화 중이다. 지난해 인도 정부는 가상자산을 전면 금지할 수 있다는 강수를 뒀다. 올해 3월 인도 재무부 장관이 해당 조치를 부인하며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인도 중앙은행 측이 가상자산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면서 긴장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인도 금용범죄 관리 부처에서 와지르엑스를 자금세탁 혐의로 조사하면서 긴장은 더해졌다.

하지만 긍정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인도 사법부가 자국 내 은행의 가상자산 관련 서비스 금지가 헌법에 어긋난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는 최근 중국을 따라 CBDC 발행을 준비하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며 “중국처럼 디지털 법정화폐 출시를 위해 자국 내 가상자산 유통 등을 금지하거나 강하게 규제하는 정책을 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주동일 기자 j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