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CBDC 모의실험, 그라운드X·라인플러스·SK 3파전 압축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1-07-12 16:40 수정 2021-07-12 16:40

한은 CBDC 모의실험에 그라운드X·라인플러스·SK 입찰
빅테크·IT서비스 업체 간 격돌, 이달 중 본사업자 선정

한국은행 CBDC 모의실험, 그라운드X·라인플러스·SK 3파전 압축
한국은행이 추진하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모의실험 연구 용역사업에 카카오 계열 그라운드X, 네이버 진영인 라인플러스, IT 서비스업계 강자인 SK(주) C&C 등 3개 업체가 뛰어들었다. 국가적으로 처음 추진되는 CBDC 모의실험인 만큼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IT기업들이 본격 참여, 경쟁구도에 관심이 쏠린다.

한국은행은 12일 CBDC 모의실험 연구 용역사업 입찰참가신청을 마감한 결과 그라운드X, 라인플러스, SK(주) C&C가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라운드X는 카카오의 블록체인 기술 계열사다.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을 개발, 국내외 IT, 콘텐츠, 게임 등의 30여개 업체들과 협력을 맺고 클레이튼 플랫폼을 운영 중이다. 그라운드X는 카카오톡 플랫폼 상의 가상자산(암호화폐) 지갑 클립, 웹 지갑 카이카스 출시, 대체불가능한토큰(NFT) 전시 유통 플랫폼 등의 사업에 나서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네이버 자회사인 라인플러스는 라인이 국민메신저로 자리매김한 일본과 동남아 지역 등지에서 블록체인 관련 사업에 한창이다. 가상자산 링크를 발행하고 해당 국가들에서 핀테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SK C&C는 IT서비스 업계 3대 업체 중 하나다. B2C 측면에서 가상자산을 직접적으로 발행하진 않았지만 블록체인 플랫폼 체인제트를 운영 중에 있으며 산업 전반에 걸쳐 보다 쉽게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할 수 있는 기업용 플랫폼도 출시하는 등 기술력 측면에서는 강점이 있다는 평가다.

그라운드X와 라인플러스, SK C&C 등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IT기업들이 한국은행의 CBDC 모의실험에 참여한 것은 국가가 처음 진행하는 CBDC 테스트라는 상징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의 CBDC 모의실험 연구 예산은 49억6000만원에 불과하다. 네이버 및 카카오 계열, SK C&C 등 3개사 입장에서는 ‘찔끔’ 수준이다.

하지만 한국 중앙은행, 국가 차원의 첫 CBDC 실험에 참여, 사업을 확보할 시 향후 모의실험이 아닌 본사업화가 추진될 경우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 또한 국내 IT 기업 입장에서도 향후 다른 국가들의 CBDC 사업에 뛰어들 시 강점으로 어필할 수 있다.

실제로 그라운드X와 라인플러스의 경우 글로벌 CBDC 사업 공략을 위해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라운드X는 지난 5월 이더리움 기반 기술 개발사 컨센시스와 CBDC 관련 기술 협력에 나섰다. 컨센시스는 이더리움의 공동 창업자인 조셉 루빈이 설립한 블록체인 회사로 싱가포르, 호주, 태국 등 주요국의 CBDC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라인플러스는 지난해부터 CBDC에 주목, 관련 사업 진행 및 주요 국가 국책은행들과 논의를 진행해왔다. 라인플러스는 최근 오픈한 자사 ‘라인 파이낸셜 블록체인’ 홈페이지에서 자사 플랫폼이 CBDC에 최적화돼 있다며 관련 소스코드를 오픈하기도 했다.

SK C&C의 경우 CBDC 관련 프로젝트 등 가상자산 사업을 추진하진 않았지만 최근들어 부동산 등 실물 자산 기반 가상자산 사업에 나서는 등 관심을 보여왔다.

한국은행이 추진하는 CBDC 모의실험이 3파전으로 최종 확정되면서 본사업자로 누가 선정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한국은행은 입찰 참여 업체가 제출한 관련 서류에 대해 이달 중 기술평가, 협상적격자와의 기술협상 등을 거쳐 사업자를 선정, 내달 중 연구사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어진 기자 le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