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스트리트]은성수, 은행 면책 또 거부…빗썸 최대주주 기소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1-07-09 14:34 수정 2021-07-09 14:34

은성수, “자금세탁 등 사고 은행 책임…검증, 은행이 할 일”
은행, 평가방식 공개…‘다크코인, 임직원 범죄이력’ 등 평가
이정훈 빗썸홀딩스 전 의장, 1000억원 사익 편취 혐의 기소
中, 비트코인 채굴 금지에 난이도 하락…비트코인 소폭 회복

지난 한주간 국내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에서는 거래소의 실명계좌 인증에 대한 금융당국의 규제 이슈가 있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가상자산 자금세탁의 1차적 책임이 은행에 있다고 재차 강조했으며, 은행연합회는 거래소 평가 때 타크코인과 대표자의 범죄 이력 여부 등을 확인키로 했다. 이와 함께 비트코인 채굴 난이도 하락으로 가상자산이 한때 회복세에 접어들었으며, 빗썸의 실소유주가 1000억원대 사기혐의로 기소됐단 소식도 있었다.
사진=이수길 기자
사진=이수길 기자
◇은성수, “코인 검증, 은행이 할 일”…면책 재차 거부 =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6일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자금세탁 등 사고가 나더라도 은행에 책임을 묻지 말아달라는 요구에 “더는 그런 요구 안 했으면 좋겠다”며 재차 선을 그었다. 지난 1일 이같은 요구에 “아예 생각도 안 했으면 좋겠다”고 한 데 이어 또 한번 거부 의사를 밝힌 것이다.

앞서 은행연합회는 가상자산 거래소에 자금세탁 문제가 생기더라도 실명계좌 심사 과정에서 은행의 고의 또는 중과실이 없으면 책임을 묻지 말아달라는 취지의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은 위원장은 “카지노도 자금세탁이 의심되면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신고하게 돼 있고 다 받아들였는데, 왜 가상자산만 뭐라 하는 것인가”라며 “거래소 검증 책임이 은행이 할 일이고, 은행은 거래 여부를 선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은행연합회, 가상자산 자금세탁위험 평가방안 마련 = 은행연합회는 지난 8일 ‘가상자산사업자 자금세탁위험 평가방안(이하 평가방안)’을 마련해 은행해 배포했다.

연합회의 평가방안은 은행의 가상자산사업자에 대한 자금세탁 위험 평가 업무를 ▲필수요건 점검 ▲고유위험 평가 ▲통제위험 평가 ▲위험등급 산정 ▲거래 여부 결정 등의 단계로 구분한 뒤 각 단계에서 참고할 수 있는 여러 평가 지표와 방법을 예시로 제공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필수요건 점검에서는 ISMS 인증 획득 여부, 예치금·고유자산 및 고객별 거래내역 구분·관리 여부, 다크코인 취급 여부, FIU 신고 여부, 대표자 및 임직원의 횡령·사기 연루 이력, 외부해킹 발생 이력, 당기순손실 지속 여부 등을 확인한다.

고유위험 평가에서는 국가 위험(국가별 가상자산 거래량), 상품·서비스의 위험(가상자산 신용도, 취급하고 있는 가상자산 수, 고위험 코인 거래량), 고위험 고객 관련 위험(국가별 고객 수, 고위험 업종 고객 수) 등을 평가 항목으로 제시했다.

통제위험 평가에서는 자금세탁방지(AML) 내부통제 수준, 내부감사체계 구축 여부, 고객 확인 충실도, 전사위험평가 수행 여부 등을 평가지표로 들었다. 여기에는 거래소 직원에 대해 신원확인·검증 등을 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사진=은행연합회
사진=은행연합회
◇빗썸 실소유주 1000억원대 사기혐의 기소 = 지난 6일 서울중앙지검 형사14부(김지완 부장검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빗썸 실소유주 이정훈 전 빗썸홀딩스·빗썸코리아 이사회 의장을 불구속기소 했다. 이 전 의장은 매수인을 속여 계약금 명목으로 1억달러(약 1120억원)를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이 전 의장은 2018년 10월 김병건 BK그룹 회장에게 빗썸 인수 미 공동경영을 제안하면서 인수대금 중 일부만 지급하면 나머지 대금은 ‘빗썸코인(BXA)’을 발행·판매해 지급하면 된다고 속였다. 이 과정에서 계약금 명목으로 약 1120억원을 가로챘다.

이씨의 말을 믿은 김 회장은 BXA를 선판매해 얻은 대금을 빗썸 지분 매수자금으로 일부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BXA가 빗썸에 상장되지 않았고, 김 회장의 빗썸 인수도 무산됐다.

BXA에 투자한 피해자들은 이씨와 함께 김 회장도 고소했지만, 검찰은 김 회장 역시 이 전 의장에게 속은 피해자로 보고 ‘혐의없음’ 처분을 내렸다.

◇비트코인 채굴 난이도 하락에 가상자산 급등 = 이번주 비트코인 가격은 중국 당국의 비트코인 채굴 금지 이후 난이도가 급락하면서 한때 소폭 상승세를 이어갔다.

비트코인 채굴 난이도는 1부터 시작해 얼마나 많은 채굴자가 경쟁하고 있는지에 따라 점진적으로 상승, 하락한다. 그러나 최근 중국이 비트코인 채굴을 엄격하게 단속하면서 난이도가 약 28%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전 세계 약 70%의 비트코인 채을 담당하고 있다.

비트코인 채굴 난이도가 감소하자 거래 수수료 급락으로 이어졌고 이에 따라 비트코인 등 여타 가상자산 가격이 일제히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9일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약 3만3000달러, 이더리움은 2150달러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김수민 기자 k8sil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