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톺아보기]달러 연동 스테이블 코인 대표주자, 테더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1-06-23 17:14 수정 2021-06-23 17:14

달러와 연동되는 가상자산 USDT…지급준비금으로 가격 유지
지급 준비금 논란 여전…스테이블 코인 수요 낮아져 발행량↓

[프로젝트 톺아보기]달러 연동 스테이블 코인 대표주자, 테더
가상자산은 ‘암호화폐’라고 불리며 어디서든 낮은 수수료로 빠르게 결제·송금할 수 있는 디지털화된 대안 화폐로서 오랫동안 인기를 끌어왔다. 금이나 주식 같은 자산의 일종으로 취급받고 있지만, 비트코인 시절부터 가상자산이 주목받은 것은 은행 등을 이용할 수 없는 이들에게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결제 기능에 집중한 가상자산으로 라이트코인·리플 등이 꼽힌다. 하지만 높은 가격 변동성 때문에 실제로 화폐의 기능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하다. 이에 따라 법정화폐 등과 가격을 연동(페깅)하는 가상자산 ‘스테이블 코인’이 등장했다. 대표적인 스테이블 코인은 미국 달러와 가격을 페깅하는 테더(USDT)다.

가상자산 가격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테더의 가격은 23일 1달러(한화 1137원)를 유지하고 있다. 테더는 달러와 가격을 연동하지만 수요와 공급에 따라 아주 적은 폭으로 가격이 변동한다. 실제로 코인마켓캡에 처음 등록된 2015년 2월 26일 테더 가격은 1.2057(한화 1422원)달러 였다. 그러나 30일이 지난 같은 해 3월 2일 0.6065달러(한화 689원)로 낮아졌다. 각각 구간은 테더의 역대 최고점과 최저점을 기록했다. 이후에도 테더 가격은 1달러를 기준으로 미세하게 오르내렸다. 하지만 0.1달러 폭(0.9달러~1.1달러)을 벗어나지 않고 안정세를 유지했다.

테더의 시가총액은 627억달러(한화 71조3830억원)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에 이어 코인마켓캡 기준 시가총액 순위 3위에 달한다. 현재 유통 공급량 6270만개로, 총발행량은 정해지지 않았다. 24시간 거래량은 1026억달러(한화 116조7571억원)이다. 현재 테더는 바이낸스와 후오비를 비롯한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와 코인원을 비롯한 국내 거래소에서 구매 가능하다.

테더의 가장 큰 특징은 단연 스테이블 코인으로서 1달러와 테더 1개의 가격이 연동된다는 점이다. 안정적인 가격을 바탕으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격 연동은 시장에 발행된 테더의 개수에 해당하는 만큼의 달러를 테더사가 계좌에 보관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테더의 가격이 1달러에 달한다고 보증하기 위해 지급준비금을 갖추는 셈이다.

테더의 개발자는 얀 루도비쿠스 반데르 벨데 비트파이넥스 창립자, 브록 피어스 비트코인 재단 회장, 크레이그 셀러스 공동 창시자다. 얀 루도비쿠스 반데르 벨데는 네덜란드 출신 사업가로 2013년 가상자산 거래소 비트파이넥스를 세워 대표를 맡아오고 있다. 현재 테더사에선 CEO를 역임 중이다.

브록 피어스와 크레이그 셀러스는 각각 비트코인 재단 회장과 테더 공동 창립자로서 초창기 테더 개발에 참여한 바 있다. 현재 이 둘은 운영에 참여하지 않는 상태다. 대신 지안카를로 데바지니 CFO와 스튜어트 회그너 CCO가 벨데 CEO와 함께 테더사 경영을 담당하고 있다.

테더만의 특징으로는 중앙 발행 체계를 꼽을 수 있다. 거래소 비트파이넥스에서 발행한 가상자산인 데다가, 재단이 지급 준비금을 갖춰야 해서 탈중앙화를 지향하던 기존 가상자산들보다 중앙 기관의 영향력이 높다. 때문에 지급 준비금 공개 등 많은 운영상의 우려를 받기도 한다.

지급 준비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테더는 ‘보유 증명(PoR)’이라는 독특한 합의 알고리즘을 적용한다. 보유한 가상자산에 비례해 블록을 생성하는 지분 증명(PoS)이나 복잡한 연산을 풀어 블록을 만드는 작업 증명(PoW)과 달리, 테더사는 보유한 지급 준비금에 비례해 블록을 만들어낸다.

두 가지 프로토콜을 사용하는 것도 테더만의 독특한 점이다. 테더는 안정성이 높은 비트코인 블록체인과 스마트 계약 기능을 지원하는 ERC-20을 통해 개발했다. 서로 다른 프로토콜을 바탕으로 개발돼 송금 등에 있어 수신자의 프로토콜을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테더는 2017년 9월 회계 감사 논란으로 많은 투명성 우려를 받았다. 당시 테더 19억개를 대량 발행한 반면, 이에 해당하는 지급 준비금을 갖췄다는 내역을 테더 측이 공개하지 않으면서 스테이블 코인임에도 가격이 보증받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산 것이다.

이후 테더는 법률 기업 FSS로부터 테더 발행량에 달하는 수준의 지급준비금을 갖췄다는 감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FSS는 루이스 프리 전 미연방수사국 국장이 세운 기업이다. 하지만 일부 투자자들은 여전히 테더 계좌를 직접 보여주기 전까지는 신뢰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최근 테더 발행량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실제로 더블록 등 외신은 이달 1일부터 17일까 조사한 결과 테더 발행량이 642억달러(한화 72조원) 수준에 계속 머무는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가상자산에 대한 관심이 전반적으로 낮아지면서 스테이블에 대한 추가 수요도 감소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주동일 기자 j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