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특금법 유예기간, 쟁글에 꽂힌 거래소들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1-06-08 15:00 수정 2021-06-09 08:05

실명계좌 급한 중소 거래소 …‘쟁글’ 신용도 평가에 생사 달려
개발역량·경영성과·외부감사·투자여부 등 평가 기준 까다로워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상 가상자산(암호화폐) 취급업체들의 신고 유예기간 종료가 11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내 거래소 업계가 크로스앵글이 운영하는 쟁글의 신용도 평가에 주목하고 있다. 신용도 낮은 가상자산의 거래를 지원할 시 실명계좌 발급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고려, 제3 기관인 쟁글의 평가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쟁글의 가상자산 신용도 평가 결과를 상장 등에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주요 거래소들 가운데서는 코빗과 고팍스가 상장 심사 시 공식 참고하고 있다. 빗썸과 코인원 등은 시장 모니터링 시 쟁글이 제공하고 있는 프로젝트 정보와 데이터를 활용 중이다.

중소 거래소들 역시 가상자산의 상장 검토 시 쟁글의 신용도 평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쟁글이 지난해 4월 선보인 가상자산 신용평가는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팀의 역량과 공시 활동, 경영 성과 및 외부감사, 투자 여부 등 다양한 기준을 활용해 프로젝트를 평가하고 있다.

가격 변동 등의 시장 상황을 반영하는 다른 평가와는 달리 투자자가 프로젝트의 펀더멘털을 확인할 수 있는 평가 서비스다. 지난해 출시된 이후 140여개 이상의 프로젝트에 대한 평가를 진행했다.

쟁글의 신용도 평가에서 비트코인은 AA+ 등급으로 가장 높은 등급을 받았다.

쟁글은 비트코인 신용도 평가에서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해 등장한 최초의 가상자산”이라며 “51% 네트워크 공격, 정부 규제 등 몇몇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2008년 비트코인이 탄생한 이후 보여준 생명력은 새로운 화폐 혹은 자산으로서의 기대감을 갖기에 충분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가상자산계 양대 산맥 중 하나인 이더리움은 AA 등급을, 포스트 이더리움을 목표로 하고 있는 이오스 AA-, 3세대 블록체인 프로젝트 에이다는 A+ 등의 등급을 받았다.

국내 프로젝트들 역시 신용도 평가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국내 프로젝트인 베리는 창업 1년여만에 쟁글 신용도 평가에서 BB+ 등급을 받았다. 이외에 퀸비 BB, 월드스폰 BB- 등급이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계가 최근 쟁글의 신용도 평가, 공시 등의 자료를 적극 활용하는 것은 특금법 유예기간 종료를 앞두고 은행권으로부터 실명계좌 발급을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특금법 상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정부에 신고를 해야만 한다. 신고에는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이 의무 사항이다. 원화 거래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별도로 은행권으로부터 실명계좌를 발급받아야만 한다.

현재 은행권은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실명계좌 발급에 다소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들에 문제가 발생할 시 이와 관련해 실명계좌를 발급해준 은행들에게까지 책임이 전가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달 은행연합회가 은행사들을 대상으로 보낸 가상자산 실명계좌 발급과 관련한 가이드라인의 영향이 컸다.

은행연합회의 가이드라인에는 가상자산의 안정성 평가가 포함돼 있다. 불안전한 가상자산을 상장, 거래를 지원할 시 실명계좌 발급에 어려울 수 있단 의미다. 이에 중소 거래소들이 신뢰할 수 있는 가상자산인지 여부를 확인, 검토하기 위해 쟁글의 가상자산 신뢰성 평가 등을 활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실명계좌 발급 논의가 진행 중인 상황 속 가상자산의 신뢰성 검토를 위해 대부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거래소 업계에서 쟁글의 공신력이 인정받는 만큼 중요 지표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진 기자 le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