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테조스 상장했지만 입금 지연…‘가두리’ 의혹까지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0-08-20 17:36 수정 2020-08-20 17:36

빗썸, XTZ 외부 물량 입금 땐 비트코인 지급
입금 늦어지자 프리미엄 노린 가두리 의혹도

사진=빗썸 제공
사진=빗썸 제공
거래소 빗썸이 디지털자산 테조스(XTZ) 상장을 기념해 스테이킹 이벤트를 제공했지만, 입금이 지연되면서 이용자들의 불만이 이어졌다. 일부 투자자들은 프리미엄을 위해 일부러 지연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빗썸은 테조스 상장을 기념해 비트코인 에어드랍과 수수료 쿠폰 증정 이벤트를 지난 19일 열었다. 테조스는 이날 오후 5시 빗썸에 상장했다. 테조스는 스마트 컨트랙트와 디앱의 오픈소스 플랫폼을 제공하는 디지털자산으로 하드포크 없이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상장을 맞아 빗썸은 비트코인을 에어드랍하는 이벤트를 열었다. 19일 오후 2시부터 상장 오픈까지 테조스 외부 입금 수량에 따라 상위 100명에게 비트코인을 제공하는 것이다.

문제는 참여자들이 테조스를 입금했음에도 빗썸 지갑에 표시되지 않은 점이다. 한 투자자는 커뮤니티를 통해 테조스를 전송했음에도 세시간 반째 빗썸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심지어 트랜잭션에서 정상적으로 빠져나갔음에도 빗썸 자산에 반영되지 않는다는 투자자도 등장했다.

특히 이벤트 조항 중 ‘입금 수량이 같을 경우 최종 입금 시간이 빠른 순으로 책정한다’는 내용이 있어 이벤트 참여자들은 보다 예민하게 반응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일부 투자자들은 빗썸이 입금 물량을 반영할 경우 프리미엄이 줄어들 것을 우려해 일부러 지연시키는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이벤트 조항 중엔 ‘빗썸 내 계정 간 이동과 입금 수량은 지급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빗썸이 이벤트를 통해 타 거래소로부터 테조스 물량을 끌어온 뒤 입금을 지연해 빗썸 내 테조스 프리미엄을 높이고, 상장 후에 빗썸에서 테조스를 구매하도록 유도하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한 투자자는 최근 빗썸이 보라코인 상장을 두고 업비트와 갈등을 겪자 의도적으로 이번 이벤트를 진행했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빗썸은 지난 5일 오전 9시 ‘보라코인을 오늘 오후 4시 상장하겠다’고 공지한 바 있다.

하지만 같은날 오후 1시 업비트는 돌연 보라코인 입출금을 중단하겠다고 공지했다. 공식적인 이유는 지갑 점검이었지만, 커뮤니티에선 빗썸으로 보라코인이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의도적으로 내린 조치가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어 오후 1시 59분 업비트가 보라코인을 원화마켓에 상장한다는 공지를 올리며 빗썸의 원화 상장은 덜 주목받게 됐다.

보라코인 상장 갈등이 이번 테조스 이벤트의 원인이라고 본 투자자는 “최근 업비트가 빗썸 보라 상장을 앞두고 기습 원화상장을 단행해 빗썸이 보라 흥행 참패를 맛봤다”며 “(빗썸이) 이벤트 공지를 해서 업비트 테조스 물량을 끌어오게 유도한다”고 했다.

이어 “입금을 승인하는 순간 프리미엄은 사라지고 더 이상 업비트 물량은 넘어오지 않게 되므로 입금을 최대한 늦출수록 빗썸은 이득”이라고 분석했다. 업비트는 지난 4일 테조스를 원화마켓에 상장한 바 있다.

한편 빗썸은 19일 오후 6시 “입출금 서비스 이용자 증가로 테조스 입출금 처리가 지연됐다”며 “지연 이슈가 해결돼 정상적으로 이불금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짧게 공지했다.

주동일 기자 j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