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비트코인 결제 중단 테슬라…도지코인 결제 서비스 만지작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1-05-13 17:32 수정 2021-05-13 17:32

가상자산 환경오염 우려에 결제 취소 결정
“타 가상자산 도입” 암시에 도지코인 기대↑

사진=일론 머스크 트위터 캡처
사진=일론 머스크 트위터 캡처
비트코인 결제 서비스 도입을 발표하며 가상자산(암호화폐) 가격 상승을 이끌었던 테슬라가 비트코인 결제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발표 이후 비트코인은 5만1000달러(업비트 기준 한국프리미엄 적용가 6025만원)까지 급락했다.

테슬라는 비트코인 결제 서비스 중단에 대한 표면적 이유로 채굴에 따른 화석 연료 사용 급증을 들었다. 하지만 시장 참여자들은 테슬라에 대한 미국 환경 규제를 의식한 행보라고 분석했다.

이날 발표와 함께 머스크는 비트코인을 제외한 다른 가상자산을 통한 결제 서비스를 지원할 것이라는 의지를 보였다. 일각에서는 머스크가 트위터 등에 지속적으로 거론한 바 있는 도지코인이 새 결제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13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 채굴과 거래로 인해 (탄소) 배출이 많은 석탄 등 화석 연료 사용이 급증하는 점을 걱정해왔다”면서 “가상자산은 훌륭한 아이디어이며 미래 전망 역시 밝다고 믿지만만 환경을 감안했을 때 최고의 수단은 될 수 없다”고 밝혔다.

테슬라는 지난 2월 약 15억달러(한화 약 1조7000억원)에 달하는 비트코인을 매수했다는 자료를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하고, 자사 전기차를 비트코인으로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당시 비트코인 활용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4만달러 초반에 그쳤던 비트코인 가격은 5만달러를 넘기며 최고가를 갱신하기도 했다. 테슬라의 비트코인 결제 발표는 지난해 페이팔의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결제 지원과 함께 현재 가상자산 가격 급등을 유인한 대표적인 사건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결제 서비스 중단을 암시하는 일론 머스크의 발언과 함께 비트코인 가격은 6830만원에서 6025만원 까지 주저앉았다. 투자자들의 피해가 예상되는 바지만, 4000만원대에 비트코인을 매집한 테슬라 측의 피해는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테슬라의 비트코인 결제 중단은 최근 업계와 규제 당국의 압박 때문으로 분석되다.

지난 10일 비즈니스인사이더 등 외신은 테슬라가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 공장에서 유해 물질 배출 제한을 초과하고, 관련 장비를 허가 없이 이용해 캘리포니아주 대기질 관리기구로부터 100만달러(한화 약 11억1000만원)에 달하는 벌금을 부과받았다고 보도했다.

테슬라는 이전에도 미국 환경보호청으로부터 차량 도장 과정에서 배출된 유해 물질을 규정대로 보고하지 않았다는 경고를 받았다. 이와 함께 독일에서도 대기질 규정을 어겼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규제 당국의 압박에 더해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립자 등이 가상자산의 환경 오염 가능성을 지적하면서 테슬라의 부담이 높아졌을 것이라는 분석도 가능하다.

실제로 빌 게이츠는 지난 3월 뉴욕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은 기존에 인류가 사용해온 어떤 방식보다도 많은 전기를 사용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일부 투자자들은 도지코인을 통해 테슬라 전기차를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가 나올 수도 있다고 기대했다.

실제로 일론 머스크는 이날 “비트코인의 1%에 달하는 에너지만 사용하는 다른 가상자산을 찾고 있다”고 언급했다.

머스크는 비트코인 결제 중단 발표 전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테슬라가 도지코인을 통해 자사 차량을 구매하길 원하는지 묻는 투표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게시물에 따르면 투표에 참여한 트위터 이용자 약 400만명 중 78%에 달하는 이들이 테슬라가 도지코인을 받길 원한다고 답했다. 나머지 22%는 이를 원치 않는다고 응답했다.

최근 머스크는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에서 도지코인 결제 서비스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일각에선 테슬라가 도지코인으로 자사 차량을 구매할 수 있게 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비트코인 결제를 미루겠다는 발표와 함께 다른 가상자산으로 결제 서비스를 지원할 수도 있다는 뜻을 일론 머스크가 발표한 상황”이라며 “이전부터 머스크가 긍정적으로 평가해 온 도지코인으로 결제를 지원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머스크는 이전부터 도지코인을 긍정적으로 평가해왔다. 도지코인은 2013년 가상자산 투기 광풍을 비난하기 위해 만들어진 가상자산이다. 하지만 머스크는 자신을 도지코인의 아버지라고 지칭하는 등 트위터에서 도지코인을 옹호하는 게시물을 꾸준히 올려왔다.

한편, 올해 2월 미국 럭셔리 호텔 체인 케슬러 컬렉션은 비트코인·이더리움과 함께 도지코인으로 결제할 수 있는 기능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주동일 기자 j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