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가상자산 시총 2조달러 시대, 물 만난 거래소들

블록스트리트 등록 2021-04-09 07:00 수정 2021-04-09 07:00

업비트, 가상자산 투자열풍 20조원대 거래
‘김치 프리미엄’ 거품 우려…“투자 신중해야”

사진=뉴스웨이 이수길 기자.
사진=뉴스웨이 이수길 기자.
최근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가장사잔 거래소들이 호황을 맞고 있다. 업비트 경우 일 거래대금은 이미 국내 코스피, 코스닥을 합친 것과 맞먹는 수준이며, 글로벌 거래소 중 거래대금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다만 국내에선 ‘김치프리미엄’으로 인해 글로벌 대비 가격이 높게 형성돼 있는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9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1위 업비트의 24시간 거래량은(14시 경) 24조원을 돌파 전일 대비 20%의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전날인 7일에 이어 20조원대 거래량을 유지하며 글로벌 시장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업비트의 거래대금은 전날 코스피(14조3062억원)과 코스닥(11조4538억원)의 거래대금을 합친 것과 맞먹는 수준이다.

같은 시간 빗썸은 4조5000억원 수준의 거래량을 기록, 전날 대비 10% 수준 감소하고 있다. 다만 전날인 7일에는 40% 이상 급증한 바 있다. 코인원은 2조원의 거래금을 기록 전날 대비 12% 상승을 기록하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 열풍이 이어지면서 거래소와 실명인증 제휴를 맺은 은행들도 수혜를 입고 있다. 그중 업비트의 거래은행인 케이뱅크는 최근 수신 잔액이 1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 3월 말 8조7200억원이었던 것에서 급격히 증가한 셈이다. 가입자 수 또한 1월 247만명, 2월 311만명에서 최근 400만명을 넘겼다.

최근 비트코인의 상승세와 더불어 가상자산 시장의 시세가 전반적으로 급격하게 증가함에 따라 많은 개인투자자들이 유입되면서 이같은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가상자산 데이터업체 코인게코에 따르면 8일 기준 가상자산의 시가총액은 2조 달러에 육박한다. 한화로 약 2200조 규모다. 지난 6일에는 2조 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특히 가상자산 투자 열풍은 ‘김치 프리미엄’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내면서 국내 시장에서 더욱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추세다. 김치 프리미엄이란 국내 가상자산 가격이 해외보다 비싼 현상을 말하는 용어로, 국내에선 비트코인 가격이 해외보다 10%에서 많게는 20%까지 비싸다.

이에 따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도 올해 기록적인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가상자산 거래소의 수익 모델은 수수료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거래량의 증가는 곧 수익성 증가로 이어진다.

실제로 이달 나스닥 상장을 앞둔 미국 거래소 코인베이스는 올해 1분기 순익만 8900억원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코인베이스는 1분기 약 18억달러(약 2조원) 규모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코인베이스의 일 거래대금은 4조원을 웃도는 수준으로 업비트의 1/5 수준이다.

다만 일각에선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과열 양상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해외보다 비싼 가격에 거래되는 탓에 거품이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5일 7877만원까지 치솟았던 비트코인은 다소 하락세를 겪으며 8일 2시 기준 7100만원 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7일에는 한때 급격한 하락세로 6800만원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에 따라 김치 프리미엄이 다소 조정세를 보이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문승욱 국무2차장은 “가상자산은 법정화폐‧금융투자상품이 아니며, 어느 누구도 가치를 보장하지 않는다”며 “불법행위·투기적 수요, 국내외 규제환경 변화 등에 따라 언제든지 높은 가격변동성으로 큰 손실이 발생할 수 있어 자기책임하에 신중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

김수민 기자 k8silver@